- 빈그룹, 자금확보로 성장기반 마련…자동차·스마트폰 투자, 채무상환에 사용
- SK그룹, 베트남 사업 확대와 ASEAN 지역 진출 강화 효과 기대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SK그룹과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Vin group)간에 진행돼온 10억달러 투자 및 전략적 제휴 협상이 마침내 성사됐다.
SK그룹과 빈그룹은 1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SK그룹이 10억달러를 투자해 빈그룹의 지분 6.15%를 인수하고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SK그룹은 빈그룹지주회사 우선주 1억5,430만주와 빈커머스 주식 5,140만주 등 모두 2억570만주를 주당11만3,000동(약 5,000원)에 인수해 2대주주가 됐다. 이번 계약으로 빈그룹의 수권자본금은 343조동(약 17억달러)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날 호치민증시에서 빈그룹 주가는 전일보다 1.4% 오른 11만6,900동으로 마감하며 시가총액은 373조1,000억동(약 18억달러)을 기록했다.
SK그룹의 투자는 SK동남아시아투자법인((SK Southeast Asia Investment, SKSAI)를 통해 이뤄졌다. SKSAI는 SK그룹이 동남아 진출을 위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계열사들의 출자로 설립된 투자전문회사다
빈그룹은 이번 투자유치로 신규사업 등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탄탄한 재무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SK그룹은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한층 더 활발한 사업을 벌이는 동시에 이를 거점으로 ASEAN 지역 진출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빈그룹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 23조3,000억동 가운데 10조동(4억3,230만달러)을 채무구조조정에 사용하고, 6조동(2억7,940만달러)을 자동차 자회사 빈패스트(VinFast), 기술 자회사 빈테크(VinTech), 스마트폰제조 자회사 빈스마트(Vinsmart)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응웬 비엣 꽝(Nguyễn Việt Quang) 빈그룹 부회장은 계약체결후 “SK그룹의 풍부한 경험과 탄탄한 사업기반, 수준높은 기술 등은 빈그룹 성장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베트남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특히 기술산업분야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원철 SKSAI 대표는 “SK그룹은 베트남 경제와 지역사회의 아젠다에 기여한다는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베트남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베트남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빈그룹과의 제휴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향후 빈그룹이 베트남 시장에서 신규사업에 투자할 때 참여하고, 국영기업 민영화나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빈그룹은 자동차, 스마트폰, 부동산(빈홈‧빈컴리테일), 유통(빈커머스), 호텔‧리조트(빈펄) 회사등 다양한 업종의 계열사를 거느린 베트남 민영기업 1위 회사이며, 국영기업과 외국인투자기업 등을 포함한 베트남 전체로는 상위 10대기업에 속해있다.
빈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액 21조8230억동(약 1조1000억원), 세후이익 1조동(약 5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3% 늘어난 것이다.
빈그룹은 ‘세계적인 기술, 산업, 서비스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수립했으며, 이번 SK그룹 투자유치에 앞서 지난해 한화그룹으로부터 4억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SK그룹은 아세안지역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 SKSAI를 설립했으며 이번 빈그룹 투자에 앞서 지난해 식음료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마산그룹(Masan Group)에 4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9.5%의 지분을 인수했다.
마산그룹은 빈그룹에 이은 베트남 민영기업 2위 회사다. SK그룹으로서는 베트남 1, 2위 민영기업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어 베트남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