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베트남 54개 민족 중 소수민족인 마(Mạ)족 인구는 4만여명으로 34개 성·시에 흩어져 살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럼동(Lâm Đồng)성과 동나이(Đồng Nai)성에 산다. 마족 사람들은 대대손손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민족 고유의 신앙과 언어 그리고 독특한 문화풍속을 여전히 지키며 살고 있다.
떠이응웬(Tây Nguyên) 고원지대에 거주하는 많은 소수민족과 마찬가지로 마족 사람들도 마을단위로 살고 있다. 마족어로 마을을 본(Bon)이라고 부른다. 옛날부터 각 본에는 5~10채의 길쭉한 모양의 냐산(nhà sàn)이라는 전통가옥이 있다. 여러 세대의 대가족이 냐산에서 같이 산다. 그러나 대가족이라도 일부 가족은 나락(곡식) 창고와 부엌을 따로 두고 산다. 시대가 바뀌면서 대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길쭉한 냐산이 적어지고 독립된 한가족이 사는 짧은 냐산이 많아졌다.
다른 소수민족과 마찬가지로 마족 사람들도 문화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문화적 정체성은 토껌(thổ cẩm)이라는 전통 천으로 만든 복장에서 볼 수 있다. 마을 전통에 따라 9~10살짜리 여자 아이들은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토껌을 짜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예쁜 토껌을 짜기 위해서 사람들은 목화나무를 심어 실을 만들고, 염색하고, 천을 짜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마족 사람들은 나무와 대나무로 만든 소박한 직기만으로도 선명하고 예쁜 천을 짠다. 그 위에 나무, 금수, 냐산, 네우나무 등과 같은 생활에 익숙한 무늬를 짜넣는다. 오늘날에는 인공염료가 보편화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전통기법을 고수해 천을 만든다.
럼동성 바오록(Bảo Lộc)시 록쩌우(Lộc Châu)면 다응익(Đạ Nghịch) 마을 주민 카토아(Ka Thoa)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가면서 어머니께 토껌 짜는 법을 배웠어요. 현재 거의 다 배웠어요. 남은 세밀한 기법은 윗어른이나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좀 더 배워야 합니다. 전통공예니까 우리 선조들의 전통과 문화를 보존하고 지켜야죠”.
마족 사람들은 옛날부터 농사를 짓고 살아왔다. 풍년이나 흉년은 모두 하늘신, 벼신, 산신, 하맥(물신)과 우물신이 정해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믿음으로 농사신에 대한 사은(謝恩)의 의례와 풍속이 생겼다. 농사신에 대한 의례는 인간과 신령의 조화로움을 나타낸 것이다. 사람들은 신령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고 건강과 풍년을 빈다. 벼신에 대한 사은제례도 같은 목적이다. 벼신 사은제례는 한달 동안 준비하며 사람들은 네우(nêu)라는 제례나무를 세우고 대나무 집을 짓고 희생할 동물을 준비한다.
럼동성 민속학 연구자 응웬 닥 록(Nguyễn Đắc Lộc) 박사는 “제물에는 염소, 닭, 오리 및 민족의 전통술이 있습니다. 마족의 전통신앙에 따르면 염소는 신성한 숲을 상징하고 오리는 물, 닭은 일상생활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제물 중에서 이 세가지는 없어서는 안됩니다”고 말했다.
마족 공동체는 전설, 동화, 민요 등 풍부한 민족문화를 보존하고 있다. 마족어로 땀벗(tam bớt)이라 부르는 전통악기는 청동으로 만든 징과 꽹과리다. 땀벗은 합주할 때 물소가죽으로 만든 북과 같이 연주한다. 보통 남자들이 땀벗, 뿔나팔, 단소, 켄버우(khèn bầu, 대나무로 만든 피리)라는 민속악기를 연주한다. 축제나 춤 등 모든 문화예술 활동은 땀벗, 북, 켄버우로 연주하며 진행한다. 그 중에서 징과 꽹과리 연주는 마족의 정신생활에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옛사람들에 따르면 꽹과리는 인간처럼 영혼이 있으며 슬픈 때도 있고 기쁠 때도 있다고 한다.
다른 소수민족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마족도 몇가지 전통풍속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마을마다 믿는 신앙을 따라 수확기나 철마다 의례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는 많은 가정이 다신교의 전통을 따르지 않아 수많은 축제나 의례가 사라지고 있다. 최근 몇년간 지방정부의 후원으로 마족 사람들은 전통문화의 보존과 발휘에 더욱더 주목하게 되었다. 마족이 많이 거주하는 지방에서 ‘소수민족 축제, 전통 복장과 악기 보존, 전통문화 보존’이라는 프로젝트가 시행됨으로써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