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전화번호 0909999999 ‘수퍼SIM’ 100만달러에 거래되기도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똑같은 숫자라도 지역, 나라에 따라 특별히 좋아하는 숫자가 있다. 숫자 자체가 중요한 뜻이 있거나 그런 뜻을 가진 말과 발음이 비슷한 숫자들이 선호된다.
예컨대 서양에서는 7이 행운의 숫자로 통한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유명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는 7을 가장 완벽한 숫자라고 정의내리기도 했다.
◆ 한국은 3, 서양은 7, 중국은 6, 8, 9
우리나라에서는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숫자로 7과 3이 꼽힌다. 7은 서양에서처럼 행운의 숫자이기 때문이지만 3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가위바위보에서 첫판을 지면 ‘삼세판’이라고 우기기도 하고 식사를 ‘삼시세끼’라고 하는데서 보듯 3자가 자주 쓰인다.
중국인들은 8을 좋아한다. 6과 9도 선호숫자이지만 8에 비할 바 아니다. 8은 재물, 부자, 행운의 의미를 갖고있는데 그 발음이 ‘빠’로 돈을 벌다는 뜻의 ‘파차이(发财)‘와 비슷한데서 비롯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8월8일 8시에 시작된 것도 여기서 유래됐다. 또 백화점들은 고가의 명품에 8로 이어지는 가격을 붙여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컨대 8만8,888위안(1,520만여원)의 값을 매기는 식이라고 한다.
베트남 사람들도 중국인들처럼 8과 9를 좋아하는데 8은 재물을, 9는 장수를 상징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지역에 따라 좋아하는 숫자가 조금 차이가 있다.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지방에서는 8을, 호치민 등 남부지방은 9를 조금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 베트남 ‘수퍼SIM’ , 유명기업인 5명 손을 거치기도
지난해 8월 호치민에서는 휴대전화 번호가 0909999999인 이른바 ‘수퍼SIM’이 100만달러(약12억원)에 거래돼 거의 모든 매체에 보도되는 등 큰 화제가 됐다.
당시 이 번호 소유자는 “2016년 닌빈성(Ninh Binh)성의 한 부동산회사로부터 번호를 샀는데 구입가보다 몇배나 놓은 가격에 이 번호를 꼭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어 사흘간의 협상 끝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 번호를 사들인 사람은 호치민시의 건자재기업 대표인데 그에게 넘어오기까지 그동안 5명의 유명한 기업인들이 이 번호를 소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호치민은 베트남의 경제중심지이자 통일 전부터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 체제가 작동했던 곳이다. 그런 만큼 재물에 익숙하고 더 선호할 것 같은데 장수를 상징하는 9를 더 좋아한다니 고개가 갸웃거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