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사이버보안법 시행, 젊은 인구층, 기술개방성 등 성장잠재력 커
[인사이드비나=호치민, 윤준호 기자] 베트남의 데이터센터시장 경쟁력이 아태지역 11개국 중 9위로 바닥권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컨설팅사 커시먼&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가 19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데이터센터시장에서 초기 기술력과 전력 문제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2019 쿠쉬맨&웨이커필드 데이터센터 경쟁력 순위’에서 싱가포르가 1위를 차지했고 홍콩과 한국이 뒤를 이었다. 베트남은 말레이시아(4위)와 태국(7위)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베트남보다 뒤처졌다.
베트남은 전력 부족과 씨름하고 있다. 전력 생산에 이용 가능한 수자원, 석탄, 가스 공급은 제한적인데 반해 전력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전력 부족이 가시화될 것이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200MW 규모 이상의 발전 프로젝트 62건 중 47건이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라오스와 중국에서 전기를 수입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는 연중무휴로 운영돼야 하므로 전력공급이 중요하며 전기료도 많이 소요된다. 미국의 정보기술컨설팅은 지난해 베트남의 1시간 정전으로 약 26만달러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 구축비용 저렴한 것도 장점…해안선 따라 케이블 설치도 용이
보고서는 그러나 낮은 순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데이터센터시장의 잠재력은 상당하며, 새로운 사이버보안법 시행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올초 시행된 이 법은 기술기업들이 베트남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베트남 내에 저장하고, 공안부가 요청시 의무적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의 지난해 조사에서 베트남은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175개국 중 50위를 차지했다.
베트남을 데이터센터의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드는 또다른 요인은 긴 해안선을 따라 해저케이블 깔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젊은 인구층과 기술개방성 또한 장점이다. 베트남에는 현재 6,400만명의 인터넷 사용자가 있다.
지난 2016년 애플은 베트남에 10억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해 1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에서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부동산을 포함해 베트남의 데이터센터 구축비용은 5점 중 2점이라고 밝혔다. 인력, 전력, 유틸리티를 포함한 운영비용도 비슷한 점수가 적용됐다. 반면 싱가포르는 5점으로 동남아에서 가장 비싼 곳으로 나타났다.
아태 지역 데이터센터시장의 급속한 성장 추세는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디지털화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에 대한 수요 급증이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구글, 알리바바, 아마존 등 대기업들은 데이터센터시장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커시먼&웨이커필드 데이터센터 경쟁력 순위는 연결성, 정치적 안정성, 사업 용이성, 법인세율, 자연재해 보호, 에너지 보안 등 각 평가요소에 할당된 가중치를 기준으로 국가 및 도시에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