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이 양성평등법 시행 이후 정치,경제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7.1%로 아시아 평균(18.6%)은 물론 세계 평균(23.4%)보다 높았다. 경제분야에서는 2009년 4%에 그쳤던 여성기업인 비중이 2017년 27.8%로 높아져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과학분야에서도 여성들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호치민시국제대학교 생명과학과 여성과학자 응웬 티 히엡(Nguyễn Thị Hiệp) 박사는 2019년 아시아 우수과학자 100명중 1위에 올랐으며, 베트남 정부는 매년 뛰어난 성과를 보인 여성 과학자들에게 러시아 수학자의 이름을 딴 코발레프스카야(Kovalevskaya) 상을 수여하고 있다.

◆ 정치국, 중앙위원회 여성 비율 3년연속 증가…여성 국회의장, 여성 정치국위원 3명

사회경제적으로 남녀간 성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양성평등법은 2006년 국회의 승인으로 2007년부터 시행됐다. 다오 응옥 융(Đào Ngọc Dung)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은 “여성의 사회참여, 특히 정치에 참여할 권리 보장을 위해 지난 10년동안 정부기관들은 여성의 정치참여를 독려하고 여권신장을 위해 남녀평등 법제화에 힘써왔다" "지방 의회나 인민위원회에서 여성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보훈사회부에 따르면 정치국, 당 중앙위원회 재임 여성위원 비율은 3년 연속 증가했다. 남녀평등법이 시행된지 10년만에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은 여성 국회의장과 여성 정치국 위원 3명을 두고있다. 

이에 대해 융 장관은 “지난 1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 여성에 대한 사회의 인식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다”며 “이러한 성과는 어떤 개인에 의해서 나타난 결과가 아니라 성평등 전문기관의 기여에 의해 이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응웬 티 하(Nguyễn Thị Hà) 노동보훈사회부 차관은 “정치경제 분야에 참여하는 베트남인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여성 비율은 잠재력 대비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남녀간 정년차이(남성 60세, 여성 55세)가 여성의 사회진출을 방해하는 주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차관은 이어 "여성과 소녀들을 향한 폭력과 남녀간 성역할에 대한 선입견은 여전히 중요한 사회문제"라"며 "남아선호사상이 성비불균형과 수많은 낙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고등교육기회 동일…아직 일자리 질과 임금 낮아

농촌지역 및 소수민족의 여성들은 출산 및 여성 의료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여성 일자리의 질은 여전히 낮고 남성보다 낮은 임금으로 지속가능성이 없는 실정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8년 글로벌 성격차 보고서(GNP)’에서 베트남의 양성평등지수는 149개국중 77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경제 참여도 및 기회 ▲교육수준 ▲건강 및 수명 ▲정치참여도 등 네가지 분야의 점수를 측정했는데, 베트남은 이가운데 경제 참여도 및 기회 부문에서 0.74점으로 33위를 차지했다.

WEF에 따르면 베트남은 장관직의 성별격차 비율이 낮아졌고, 기술직과 전문직 종사자의 성비차가 거의 해소됐으며, 고등교육 기회도 남녀가 동일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