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9월까지 전체 은행 신용성장률 8.4%로 우려할 수준 아냐”
[인사이드비나=호치민, 윤준호 기자] 일부 시중은행들이 올해 신용(대출)한도를 거의 소진해 대출을 제한하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의 올해 신용성장률을 14%로 제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9월까지 재무정보를 공개한 22개 은행중 6개 은행이 이미 한도를 초과했다. 이 중 4개 은행은 2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콤은행(Techcombank)과 VIB는 가장 높은 28%의 신용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다음으로 TP은행 20.4%, HD은행 14.8%, VP은행 14.5%등 대체로 중견은행들의 신용성장률이 높았다.
◆4대 국영은행은 4%로 중앙은행 목표치에 한참 못미쳐
4대 국영은행 중 비엣콤은행(Vietcombank)은 12%,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8.8%, 비엣틴은행(Vietinbank)은 4%로 낮은 신용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중간규모 대출에서는 3~4배의 두드러진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 은행의 자산규모 역시 시장에서 상위 3개 은행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대출자금이 바닥나며 지난 몇주간 일부 은행에서는 “대출을 받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렵냐”며 불평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해 각 은행의 대출담당자들은 자사의 신용성장률이 한도에 달해 대출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대표는 “기존 대출고객들의 상환액만큼 대출자금이 남아있지만 대출을 재개하려면 중앙은행이 신용한도를 늘려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각 고객의 우선순위에 따라 대출한도를 달리하고 있는데, 이런 대출과정은 약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고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대해 팜 찌 꽝(Pham Chi Quang) 중앙은행 통화정책국장은 “현재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의 신용한도를 정기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은행의 요구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중앙은행의 정책방향을 강조했다.
은행 전문가인 부이 꽝 띤(Bui Quang Tin) 교수는 "일부 시중은행이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신용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은행들마다 경영 및 재무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며 "문제는 대출 규모나 성장률이 아니라 대출의 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대출 규모나 증가율 아닌 대출의 질
이를 반영하듯 깐 반 룩(Can Van Luc) BIDV 수석이코노미스튼 "높은 대출 증가는 중소형 은행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경제로 유입되는 돈의 양은 그리 많지 않아 걱정할 사항이 아니다"며 일부 우려를 일축했다.
한편 올해 은행권 전체의 신용성장은 둔화될 전망이다. 중앙은행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전체 은행의 신용성장률은 8.4%에 그치며 목표치인 14%를 크게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IDV증권은 연말까지 전체 은행의 신용성장률이 12~13% 수준으로 예상했으며, 지난해 14%로 전망했던 MB증권은 조금 낮춘 12.5%로 수정 전망했다.
BIDV증권은 올해 신용성장률이 소비자의 대출수요 감소 외에도 부동산, 건설, 철강과 같은 주요 부문의 수요 감소로 인해 둔화됐다고 보고했다. 또한 중앙은행이 제조가공업에 우선대출을 위해 부동산 부문에 대한 대출심사를 강화하면서, 부동산기업들은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의 신용성장률은 14%로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