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년연장, 공휴일 하루 추가, 독립노조 허용…국회 노동법개정안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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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년연장, 공휴일 하루 추가, 독립노조 허용…국회 노동법개정안 의결
  • 이희상 기자
  • 승인 2019.11.2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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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년 남성 60→62세, 여성 55→60세(2021~2035년 각각 매년 3개월씩, 4개월씩 연장)
- 공휴일, 독립기념일(9월2일)에 연이은 9월1일 또는 9월3일 중 선택
- 노동총연맹과 독립된 노동조합 설립 또는 하나의 노조 선택해 참여 허용
- 근로시간 현행 유지(일 8시간, 주 48시간, 추가근로 연 200시간)…추가 논의 필요
베트남 국회의 노동법개정안 표결결과. 재적의원 483명 중 453명이 참석해 반대 9명, 기권 9명을 제외한 435명(90.06%) 찬성으로 가결했다. (사진=국회보도센터)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의 공휴일이 지금보다 하루 늘어난다. 근로자들의 정년은 남성의 경우 60세에서 62세로 2년, 여성은 55세에서 60세로 5년 늘어난다. 독립노조도 허용된다. 근로시간 단축 문제는 현행대로 주 48시간, 초과근무시간 한도 연 200시간이 유지되며 추가 논의를 하게 된다.

베트남 국회는 20일 제14대국회 제8차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노동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표결에 부쳐진 노동법 개정안은 재적의원 483명 중 453명이 출석해 찬성 435명, 반대 9명, 기권 9명 등 90.06%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정년연장 탄력적 설정…3D업종 5년 먼저 퇴직가능, 숙련근로자•전문직은 5년간 더 근무할수도

2021년부터 정년은 남성이 매년 3개월, 여성은 4개월씩 늦춰져 남성 정년은 2028년까지 기존 60세에서 62세로 연장되며, 여성은 2035년까지 기존 55세에서 60세로 점진적으로 연장된다.

이른바 3D 업종이나 노동능력을 상실한 근로자는 규정된 연령보다 최대 5년 일찍 퇴직할 수 있다. 반면 고도로 숙련된 근로자나 고학력 전문직 및 기타 특수전문직 근로자는 퇴직연령을 초과해 최대 5년간 더 근무할 수 있다.

다오 응옥 융(Dao Ngoc Dung)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인구고령화에 대비한 전략적, 단계적 대응”이라며 “사회보장기금과 충돌하지 않도록 하고 성별간 격차도 줄였다”고 연장 취지를 밝혔다.

국회는 점진적인 정년연장의 이유를 “노동시장의 갑작스런 충격을 방지하고 정치 및 사회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정된 정년은 근로자들의 건강 및 기대수명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융 장관 역시 베트남의 기대수명이 다른 나라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 인구는 9,620만명을 넘어섰고 노인인구 비율은 약 11.7%이다. 지난 8월 융 장관은 “유엔은 베트남의 65세이상 인구 비율이 2030년 12.9%, 2050년 23%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며 “인구고령화에 따라 사회보장기금에 문제가 생겨 지금 정년을 조정하지 않는다면 2037년경이면 바닥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휴일 하루 추가, 독립기념일 연휴…국가적 자부심 고취, 학생들 새학기 준비 등 여러면에서 적합

현재 베트남은 9월2일(독립기념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는데, 국회는 9월2일과 연이은 9월1일 또는 9월3일 중 하루를 선택해 공휴일로 추가할 것을 결의했다.

국회는 독립기념일 전후의 하루를 공휴일로 지정해 연휴로 한데 대해 여러 측면에서 공휴일 추가에 가장 적합한 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호치민 주석이 바딘광장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날에 대한 국가적 자부심을 높여 베트남민주사회주의공화국의 탄생을 축하하고, 근로자들의 희망을 충족시켜 충분한 휴식으로 가족과 즐기며, 학생들에게 새 학년도 시작에 충분한  준비시간을 가질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베트남은 새해(1월1일), 흥왕기념일(陰 3월10일), 남부해방기념일(4월30일), 노동절(5월1일), 독립기념일(9월2일), 설(Tet, 뗏)연휴 7~9일(보통 1~2주)을 공휴일로 보낸다. 뗏연휴를 제외한 공휴일은 연간 10일이다.

이에 비해 인근 국가인 캄보디아는 28일, 중국 21일, 인도네시아 16일, 브루나이는 15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독립노조 허용…EVFTA, CPTPPFTA 등에서 정한 국제적 노동기준에 부합 위해 

노동법 개정으로 노동자들은 베트남노동총연맹(VGCL)으로부터 독립된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하나의 노조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개정된 노동법은 “모든 노동단체 대표들은 노동자들의 권익에 있어 권리와 의무에서 동등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독립된 노동조합은 관할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을때만 권리가 인정된다

이번 조치는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그동안 체결한 다양한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정한 국제적 노동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개선책의 일환이다.

이번 개정에 대해 이창희 국제노동기구(ILO) 베트남지부 대표는 “베트남 국회의 노동법 개정 확정을 환영한다”며 “연대의 자유는 1998년 ILO가 노동 기본원칙 및 권리에 관한 선언에 따른 기본권이며, 노조활동으로 인해 근로자들이 스스로 권익신장에 힘쓰고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베트남의 노동법개정은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한다”며 “그러나 노동법개정 실천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제도적 준비를 통해 새로운 규정의 정비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로시간 연장 현행 유지…노동자 이익과 경제성장 악영향 맞서 결론 미뤄

일부 의원들은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국회는 근로시간은 일단 현행대로 1일 8시간, 주당 48시간을 유지하고 앞으로 더 검토하고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즈엉 쭝 꾸옥(Dương Trung Quốc) 국회부의장은 “급변하는 기술개발의 시대에 근로시간 단축은 집중적인 노동력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기술채택에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근로시간의 단축을 요구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반대하는 의견들은 노동시간 단축이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을 우려했다.

융 장관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국회의원들의 노동시간 단축안은 지난 몇년간 유지해 온 GDP성장률을 0.5% 낮추고, 연간 200억달러의 수출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근로시간 단축 시기를 좀 더 늦춰 연간 GDP성장률 7%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국회 상임위는 임금인상, 근로시간 단축, 근로조건 개선은 세계가 지향하는 진보적 추세라고 밝혔지만, 기업과 노동자들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정부는 지금까지 이 문제의 영향에 대한 결론을 섣불리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응웬 투이 안(Nguyễn Thuý Anh) 국회 사회분과위원장은 표결전 개정안에 대한 보고서 발표에서 "관련 당사자들간 이해와 협력을 확실히 하기위해 경제성장을 유지하되, 노동자들의 법적 권리와 이익을 희생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노동법은 고용주들에게 주 40시간 근무제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고용주들이 근로자들의 동의에 한해 초과근무를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고용주는 근로자들의 초과 근로시간이 주당 근로시간의 50%를 초과해서는 안되며, 일 12시간, 월 40시간, 연간 20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계절적 성수기로 초과근로가 불가피한 섬유 및 의류, 신발, 전자제품, 농수산물 생산과 같은 산업은 초과근로시간이 연간 300시간으로 제한된다. 또한 숙련된 노동자들이 제한된 산업, 국가비상사태 혹은 자연재해나 전력 부족과 같은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에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는 부문과 정부가 명령하는 특수한 사안에 대해서도 근로시간은 탄력적으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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