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태문 박사의 VINA프리즘] (24) 중산층 사회를 향한 베트남의 도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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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태문 박사의 VINA프리즘] (24) 중산층 사회를 향한 베트남의 도전(상)
  • 석태문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농업경제학박사)
  • 승인 2019.12.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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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과 노동력+외국인투자기업 결합으로 경제성장 시너지
- 중산층 빠르게 증가, 주요세력 부상…2035년 중산층 인구 50% 달할 듯
베트남 경제는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에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결합하며 고속성장을 거듭해 왔다. 경제성장에 따라 중산층도 증가하며 주요 세력으로 부상중이며, 오는 2035년 중산층이 전인구의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래픽=본지 DB]
베트남 경제는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에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결합하며 고속성장을 거듭해 왔다. 경제성장에 따라 중산층도 증가하며 주요 세력으로 부상중이며, 오는 2035년 중산층이 전인구의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래픽=본지 DB]

베트남경제의 놀라운 성장세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 유치 영향이 컸다. 자원과 노동을 가진 베트남경제에 자본과 기술을 가진 외국인 기업이 결합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1억 가까운 인구를 가지고 있는 베트남은 40세 이하 국민이 70%가 넘는 청년의 나라이다. 일자리 수보다 일하려는 사람이 많아 일자리가 생기면 일자리의 질을 따지기 보다는 어디든 취업한다. 과잉 노동시간 우려보다는 잔업을 하더라도 임금을 더 많이 받기를 원한다.

1986년 도이모이 정책 이후 베트남 경제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인 기업들도 함께 성공했다.

◆전국민의 70%가 40세이하 황금구조, 환상의 투자처

베트남 사회는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중산층을 목도하고 있다. 중산층 증가는 베트남의 성장 전략과 방향이 맞았다는 반증이다. 이대로 진행되면 베트남은 2035년에 중산층 국가로 진입할 것이다.

성장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성공한 FDI 기업도 많았지만, 부실한 기업, 실패한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의 실패는 종업원의 고통, 베트남 경제 구조조정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기업 활동과 중산층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베트남의 노력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가 관건이다. 베트남 경제가 개도국을 벗어나 중진국 경제로 도약하고, 중산층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는 무엇일까?

‘베트남 경제는 속도를 위반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홀로 순항하는 베트남 경제에 대한 묘사이다. 과속 성장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단단히 한몫하는 요소는 인구다. 적지않은 전문가들은 베트남은 인구구조의 황금기, 혹은 황금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1억명을 눈앞에 두고있는 베트남 인구는 경제성장에 큰 몫을 했다. 베트남은 젊은층이 많아 인구의 황금기를 맞고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억명을 눈앞에 두고있는 베트남 인구는 경제성장에 큰 몫을 했다. 베트남은 젊은층이 많아 인구구조의 황금기, 또는 황금인구구조를 갖고있는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황금 인구구조란 인구구조가 한 나라의 경제성장을 견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구통계학(demography)으로는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0% 이상인 인구구조를 말한다.

취업하여 일할 수 있는 인구가 전체의 70%를 넘으니,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현재의 베트남은 일할 수 있는 자리만 있으면 노동력은 항상 공급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베트남의 황금 인구구조는 2007년에 시작하여 금년까지 13년간 지속되었다. 내년에는 이 구조가 정점에 달하게 되니, 14년간 황금 인구구조를 유지하는 셈이다. 2021년부터 베트남의 생산연령인구는 조금씩 줄어들 전망이다.

물론 당장에 생산연령인구 비율이 7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베트남경제는, 인구가 성장에 기여하는 몫보다 노동의 질이 성장에 기여하는 몫이 더 중요한 체제로 바뀌는 전환점(turning point)을 맞게 될 것이다.

매년 7월11일은 세계 인구의 날이다. 이날, 하노이시 보건국장인 황 덕 하잉(Hoang Duc Hanh)은 베트남이 2010~2018년 9년동안 인구증가율 1%, 평균출산율 2.09명의 고공행진을 해왔다고 밝혔다.

꾸준한 인구성장이 빠른 경제발전을 뒷받침한 것이다. 베트남의 2018년 기준인구는 9,467만 명이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베트남은 열손가락 안에 드는 1억명이 넘는 인구대국에 들 것으로 예측한다.

황금 인구구조를 가진 베트남은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환상의 투자처가 되었다. 한국의 베트남 투자는 성공스토리 그 자체였다. 경제개발 초기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섬유산업에 집중되었다.

30여년간 섬유산업 분야 FDI는 1,383건에 193억달러나 되었다. 엄청난 자본과 기술이 베트남 시장에 들어왔고, 베트남에는 일자리와 소득이 생겼다. 노동자의 소득은 정부재정 증가와 활발한 소비지출로 이어졌다.

베트남섬유산업협회(VITAS)에 발표한 국가별, 연도별 섬유산업 FDI 세부내용에 따르면 한국은 467건 48억달러(건당 투자액 1,028만달러), 대만은 132건 30억달러(건당 2,273만달러)를 투자했다. 대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당 투자액이 적은 소기업 위주로 투자가 진행된 셈이다.

2015년 이후 섬유산업 FDI는 하향세로 돌아섰다. 2019년 10월현재 섬유분야 FDI는 13억5,000만달러로 감소하였다. 베트남에서 섬유분야 투자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베트남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들은 인구구조, 수익성이란 두 요인 변화를 적극 참조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직접투자 추이.
외국인직접투자 추이. 한국은 지난 2월말 현재 대(對)베트남 누적FDI 637억달러로 최대투자국이다.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는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픽=홍원희 디자이너, 본지 DB)

◆한국의 베트남투자 ‘성공적’…앞으로 소규모, 저기술 투자는 힘들듯

베트남 언론은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에 대해 성공스토리라고 표현했다. 베트남 GDP의 25%를 점하는 삼성전자에 대해 베트남 총리는 “삼성전자의 성공이 곧, 베트남의 성공입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기업은 단순히 외국인투자기업이 아니라 베트남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국민기업이란 사실을 말한 것이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는 한-베 관계를 한단계 끌어올렸다. 한류는 베트남 사회에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고 있다. 칸영화제 수상의 영광을 안은 기생충은 베트남 영화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덕분에 필자도 지난여름, 우리말에 베트남어가 더빙된 기생충을 편안히 볼 수 있었다.

2019년 2월기준, 한국의 대(對)베트남 투자유치 실적을 보면 놀랍다. 총 프로젝트수 7592건, 투자액 637억달러이다. 한국은 베트남시장에 가장 많이 투자를 한 나라다.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는 세 단계로 나뉠 수 있다. 첫째, 1992년 수교이후의 초기투자는 섬유류 등 노동집약분야 투자이었다. 중국의 제조업 부흥으로 인해 위기를 맞은 한국이 탈출을 위해 선택한 개도국 시장이 베트남이었다.

둘째, 2000년대 초에 시작된 전자제품 분야 투자이다. 삼성, LG 등 대기업이 스마트폰 등 제조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시작되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규모로 베트남시장에 투자하면서 관련부품 공급업체의 베트남시장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셋째, 2010년 중반의 서비스분야 투자다. 롯데마트를 선두로 최근 GS마트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서비스, 소매업, 식품가공, 영화배급(CJ) 등 투자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한국기업은 수교 이후 저임금 분야를 시작으로 전자제품, 서비스 등으로 투자분야를 다양화하면서 성공스토리를 써 온 것이다.

앞으로도 한국기업의 베트남투자는 계속 확대될 것이다. 중소업체들의 소규모 투자, 저기술 투자는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신규투자를 검토하는 기업이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다.

호치민시 고밥군에 있는 쿱마트(Coop Mart).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증가로 중산층이 늘면서 대형마트도 호황이다. 이들 대형매장은 주말에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호치민시 고밥군에 있는 쿱마트(Coop Mart).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증가로 중산층이 늘면서 대형마트도 호황이다. 이들 대형매장은 주말에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중산층 문화 확산…대형마트, 개인의 즐거움 위한 소비지출 증가

외국인 투자기업의 성공은 베트남 사회에 중산층을 빠르게 증가시키고 있다. 경제성장의 당연한 수순인 중산층이 주요 세력으로 부상중이다.

중산층의 수와 행태는 베트남 사회의 미래를 조망하는 핵심 열쇠이다. 2018년 1인당 GDP는 2,587달러이다. 2030년에는 6,500달러로 예상되고 2035년에는 1인당 GDP가 대망의 1만달러 시대에 돌입한다.

이때가 되면 베트남은 중산층 비율이 50%인 중산층 국가가 된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중산층 국가를 향한 베트남 사회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주요 도시에는 중산층 문화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호치민에는 대형마트 쿱마트(Coop Mart)가 들어섰다.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재래시장보다 비싸지만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스미토모(Sumitomo)는 아예 중산층을 겨냥한 전문 슈퍼를 개설했다. 월 소득 714달러 이상 중산층 규모가 2014~20년 기간에 3,300만명으로 증가할 것이란 예측에 따른 투자라고 한다. 대형마트에는 2~3배 가격이 비싼 유기농산물·식품 매대 설치가 필수이다.

베트남 중산층의 돈 씀씀이 특징을 살펴보자면, 개인적 즐거움을 위한 지출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 선호하는 구매상품은 해외여행, 고급화장품, 퍼스널케어제품, 건강관리, 스마트폰 등이다. 이들을 위한 전문매장 개설이 늘어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개도국에서 중산층이 부상하는 것은 정책당국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경제성장의 방향이 옳다는 것이며 경제발전 전략이 정확함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산층이 부재한 사회는 미래를 위한 도전, 비전을 밝힐 소재가 고갈된 사회이다.

베트남이 2035년 예상하는 중산층 50%의 사회, 1인당 GDP 1만 달러 시대를 실현하게 된다면 베트남은 선진경제를 향한 새로운 길, 새로운 시대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석태문 박사의 칼럼은 본지와 '뉴스퀘스트'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석태문 박사는
경북대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경상북도 능금산업 발달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대구경북 지역 사회 및 경제발전 관련 연구활동을 활발히 하고있으며 지난 3월부터 베트남 다낭사회경제연구원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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