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하노이, 떤 풍(Tan phung) 기자] 베트남이 환경보호 조치의 일환으로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오토바이 배출가스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교통운송부가 마련해 국회에 제출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차량등록사무소는 오토바이 배출가스 검사를 일정주기에 따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응웬 반 탁(Nguyen Van Thach) 교통운송부 도로안전국장은 “오토바이 통행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다량의 유해물질이 배출되고 있다”며 “배출가스 검사 의무화는 대기질 개선 뿐만 아니라 차량 품질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도입이 필요하다”고 검사의무화의 당위성을 밝혔다.

차량등록사무소에 따르면 지역별 오토바이 등록대수는 하노이시 570만대, 호치민시 810만대를 포함해 전국에서 5000만대 이상이 운행되고 있다.

오토바이 배출가스는 일산화탄소를 비롯한 탄화수소 물질의 80~90%, 교통수단으로 발생되는 전체 질소산화물의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쩐 칸(Dang Tran Khanh) 차량등록사업소 차량검사부 차장은 “현재 배출가스 검사는 국내에서 조립된 차량과 수입 신차에만 적용되고 있다”며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유지관리가 필수적이나 이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 많아 대기질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칸 차장은 “세계 여러 국가들이 정기적인 차량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오토바이 1대 점검에 소요되는 시간은 2~3분 정도에 불과하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차량은 차주가 문제를 해결한 뒤 재점검하도록 하면 된다"고 밝혔다.

칸 차장은 따라서 정부기관과 별도로 민간 차량정비시설에서도 오토바이 배출가스 검사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추후 모니터링을 통해 배출가스 검사인증서 발급을 진행하는 방식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국과 일본은 배출가스 검사비를 차주에게 부담토록 규정하고 있고 대만에서는 연료값에 환경보호세를 포함시키고 있다.

칸 차장은 “법이 시행되면 출고된지 10년 이상인 오토바이부터 중점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판 레 빈(Phan Le Binh) 일본국제협력단(JICA) 연구원 겸 베트남일본대학 교수는 “수천만대의 오토바이 배출가스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말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실무기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빈 교수는 “만약 오토바이 배출가스 검사 의무화가 필요하다면 사람들의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해 대도시부터 출고후 15~20년 이상인 오토바이들을 대상으로 점진적으로 대상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빈 교수는 이어 "점검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교통경찰들이 오토바이를 일괄적으로 줄세우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점검이 완료된 오토바이에 한해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법 등을 통해 식별할 수 있게 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현재 열리고 있는 정기국회에서 심의된다.

세계보건오염연맹(GAHP)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오염과 보건’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은 서태평양지역에서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4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베트남에서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7년 7만1365명, 이중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5만232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심장질환, 뇌졸중, 폐암, 만성폐질환, 폐렴으로 사망한 6만여명의 베트남인은 대기오염과 밀접한 인과관계를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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