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가정폭력 심각…여성 3명중 2명꼴 학대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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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가정폭력 심각…여성 3명중 2명꼴 학대 당해
  • 떤 풍(Tan phung) 기자
  • 승인 2020.07.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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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폭력(47%), 신체폭력(26.1%), 행동통제(27.3%), 경제적 학대 등은 감소…성폭력(13.3%)은 증가
베트남 여성의 63%가 남편 혹은 동거인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성적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UNFPA)

[인사이드비나=하노이, 떤 풍(Tan phung) 기자] 베트남 여성 3명중 2명은 가정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

노동보훈사회부와 통계총국(GSO)이 공동으로 전국 15~64세 여성 6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63%가 남편 혹은 동거인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성적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유엔인구기금(UNFPA)과 호주 외교통상부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는 베트남의 성평등지수를 높이고 성차별 철폐를 위한 과제 수립을 목표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3명중 2명꼴인 62.9%는 가정폭력으로 학대받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에만 32%의 여성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남편 혹은 동거인으로부터 신체적 학대를 당한 여성의 비율은 26.1%로 10년전인 2010년의 31.5%에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여성은 9.9%에서 13.3%로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조사단은 “이 같은 결과는 가정내 성폭력이 증가했다는 사실과 함께 첫 조사 이후 10년간 여성들의 성인지 감수성(性認知 感受性)이 높아져 성폭력 피해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된 변화의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응답자의 47%가 정신적 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또한 경제적 학대는 5명중 1명꼴이었고, 행동이 통제당했다고 답한 여성은 27.3%였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50대 여성 자원봉사자 A씨는 “3년전 이혼했는데 26년간의 결혼생활동안 남은 것은 남편에게 당한 폭력으로 얼굴에 생긴 수많은 흉터 뿐"이라고 용기를 내 고백했다. 

A씨는 첫 아이를 임신한지 2개월만에 남편의 손찌검이 시작돼 이혼을 결심했다가 두번 다시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남편의 약속을 믿고 결혼생활을 이어왔으나, 이후에도 폭력은 계속됐고 강도도 세지며 심지어 칼로 상해를 가해 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10여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경제활동 대신 가정내 살림살이를 강요받았다는 법대 졸업생 B씨(54)는 “남편의 의처증과 언어폭력은 아이들 앞에서도 빈번히 이뤄져 아들이 5살이 되었을 때 '엄마, 아빠가 엄마 직업이 창녀라는데 창녀가 뭐야'라고 묻기도 했다”며 “7년후 아들의 응원 덕분에 남편과 이혼을 결심할 수 있었다”고 힘든 시절을 담담히 털어놨다.

또 다른 C씨는 “폐경이 시작돼 어떤 성욕구도 없었지만 의처증이 심한 남편은 나에게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며 “같은 침대에서 자더라도 혹시 내가 도망갈까 내손을 꽉 쥔채 잠들었고, 침대 밑에서 칼을 꺼내 바람을 피우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적도 여러 차례였다”고 밝혔다.

응웬 티 하(Nguyen Thi Ha) 노동보훈사회부 차관은 “첫 조사가 시작된지 10년동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성인식 변화가 관측되고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는 교육수준이 높은 여성들이 가정폭력에 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교육이 여성들로 하여금 자신감을 가지고, 독립적이며, 확고한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 차관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이 뿌리깊게 남아있는 탓에 아직 많은 피해여성들이 관계기관에 신고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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