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애도 물결…정재계 인사 조문 잇따라, 시민들도 '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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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애도 물결…정재계 인사 조문 잇따라, 시민들도 '애석'
  • 조길환 기자
  • 승인 2020.10.26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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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은 물론 한국경제에 남긴 족적 굵고 크기 때문
- 브랜드가치 652억달러, 세계 5위…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과 겨뤄
- 필생목표, ‘세계초일류기업’…변화와 혁신, 과감한 결단력의 리더십으로 달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0년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서 첫삽을 뜨고있다. 이건희 회장은 수조원의 막대한 투자가 수반되는 반도체에 과감한 결단과 한발 앞선 선제적 투자로 일본을 제치고 부동의 세계1위로 성장시켰다. 반도체는 한국경제의 젖줄 역할을 하고있다. (사진=삼성전자)

[인사이드비나=조길환 기자] 이건희 삼성회장의 타계에 대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이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고 외부 조문과 조화를 사양한다고 밝혔지만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과 조화가 잇따르고 있다. 평상시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시민들도 대부분 애석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인에 대한 의례적 예의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 더 나아가 한국경제 성장에 그만큼 굵고 큰 족적을 남겼기 때문일 것이다.

◆회장 취임 5년후 신(新)경영 선언의식변화와 질(質)경영 전환 이끌어

이건희 회장의 필생의 목표는 삼성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앞을 내다보는 높은 안목과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과감한 결단력의 리더십, 인재중시•기술중시 경영철학으로 그 목표를 이뤘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11월 선친의 타계로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했으나 곧바로 경영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관료출신 영입인사들과 아버지를 도왔던 원로경영인들을 대외적으로 내세우고 자신은 외부활동 자제했다. 내부 경영활동의 공개도 극구 꺼렸다. ‘상중((喪中)기간을 보낸 것이다.

그러다 3년상을 마친 지난 91년부터 서서히 전면에 나서며 혁신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사장단회의에서 “현대중공업의 이익이 3000억원인데 우리는 그룹전체를 합해야 3000억원이다”, “일본 골프채 드라이버 한개 값이 수백만원인데 부품 5000개가 들어가는 우리 VCR이 50만원이고, 그것도 잘 팔리지않아 일본 양판점 한구석에 쌓여있다”는 등의 이야기로 임직원들의 의식변화와 분발을 촉구했다.

오늘의 삼성이 있는데 결정적 계기인 1993년 ‘신(新)경영’ 선언은 이미 그 이전부터 준비되고 있던 셈이다.

이건희 회장이 의식변화와 질경영으로 전환을 핵심으로 한 신(新)경영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신경영의 핵심은 의식변화와 질(質)경영이다. ‘마누라와 자식빼고 다 바꾸자’는 말처럼 잘못된 의식과 경영관행을 타파하고 외형성장 위주의 양적 경영을 품질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질적 경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질경영은 1995년 3월 휴대전화 ‘애니콜 화형식’으로 움직일 수 없는 삼성의 대명제로 확고하게 자리잡아 가속화한다. 애니콜의 불량률이 11.8%까지 치솟자 불량품을 모두 새제품으로 교환해주고 회수된 휴대전화 15만대를 구미공장 운동장에 쌓아놓고 해머로 박살내고 그것도 모자라 모조리 불에 태워 버린 것이다.

애니콜 화형식은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이건희 회장의 의지가 어떤지를 확실히 보여준 사건으로  임직원의 의식변화가 가속화됐다. 그 이전에 도입된 7시에 출근하고 4시에 퇴근하는 ‘7.4제’가 정착됐고 공채의 학력제한 폐지, 여사원 근무복 폐지, 연봉제 및 성과보상제, 지역전문가제 등 새로운 제도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고 삼성은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빠르게 변해갔다.

◆영업이익 2000억원→71조8000억원, 359배↑…반도체, 한국경제 젖줄역할

이건희 회장은 시장의 변화를 앞서 내다보고 기술개발과 대규모 투자를 한발 앞서 단행하는 과감한 결단으로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이끌었다.

브라운관TV 디지털시대에 맞춰 2003년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브라운관 TV생산을 중단하고 LCD 등 평면TV에 주력했고 이는 오늘의 스마트TV로 이어져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소니 등 일본업체들을 제치는 기폭제가 됐다. 삼성은 2006년 세계1위에 오른뒤 지금까지 14년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후발주자였던 스마트폰과 반도체 사업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은 애플에 이어 지체없이 진출하며 기술개발과 투자에 속도를 내며 세계 1위에 올랐다. 수조원의 막대한 투자가 수반되는 반도체도 경쟁사인 일본업체들보다 한발 앞서는 과감한 투자 결단으로 부동의 세계1위를 지키며 한국경제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1987년 9조9000억이던 삼성의 매출은 2018년 386조6000억원으로 39배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00억원에서 71조8000억으로 359배나 늘어났다. 삼성 매출의 우리나라 GDP 비중은 1987년 8%에서 20%로 커졌다. 브랜드가치는 625억달러로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이어 세계 5위다. 외형과 내실 모두 명실상부한 세계 초일류기업이 돼 한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1년 7월6일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확정이 발표되자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기업경영 뿐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탰고, 호암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을 건립하는 등 스포츠와 문화예술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

◆무노조경영, 정경유착, 비자금, 경영권 편법승계 등의 과오도 있어

이건희 회장 역시 여느 기업인과 마찬가지로 이같은 업적의 이면에 과(過)와 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노조 경영, 정경유착, 경영권 편법승계, 비자금 조성 등은 이건희 회장의 부정적 유산이다.

이건희 회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사건에 연루돼 250억원 비자금 제공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00년에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이재용 부회장에게 헐값에 몰아줬다는 경영권 편법승계 문제가 불거졌다. 

또 2005년에는 삼성 임원진이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제공을 논의했다는 ‘삼성X파일’ 사건으로 말썽을 빚었다. 2007년에는 삼성 법무팀장이었던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 차명계좌에 들어있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해 특검 수사로 이어졌고 차명계좌와 1000억원대 세금포탈 혐의가 적발돼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고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의 유산은 보유주식 평가액만 18조2000억여원(23일 종가기준)으로 상속세가 10조원이 넘어 세금낼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관심거리다. (왼쪽부터) 홍라희 여사,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10조원 넘는 상속세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지배구조 큰 변화는 없을 전망

이건희 회장의 별세와 함께 이 회장이 남긴 유산과 상속세, 삼성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3일 종가 기준으로 이건희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18조2251억원이다.

이 회장은 지난 6월말 기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했다.

법정 상속비율을 따르면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4.5분의 1.5(33.33%), 자녀인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각각 4.5분의1(각 22.22%씩) 상속하게 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증여금액이 30억원을 넘으면 최고세율 50%를 적용하고, 여기에 최대주주 보유주식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평가액의 20%가 할증된다.

유족이 이 회장의 보유주식 전부를 상속하게 될 경우 할증까지 적용해 상속세는 10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 명의의 부동산과 예금 등이 있으며 세금은 더 늘어난다. 엄청난 금액이어서 세금낼 돈을 마련하는 것도 관심거리다. 한번에 납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5년간 6번에 나눠내는 분할납부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배구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이미 마무리 된 상황이다.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을 통해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7%이지만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의 지분을 합치면 15.7%에 달한다. 반면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가족 지분은 5.1%다.

다만 여권에서 추진중인 보험업법과 공정경제 3법중 금융그룹 통합감독법이 변수다. 이들 법 가운데 하나라도 제·개정되면 생명과 화재 등 보험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상당수를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속세 마련을 위한 지분매각 여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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