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남북고속철도, 시속 200㎞ 승객·화물 겸용 열차가 적합'…전문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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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남북고속철도, 시속 200㎞ 승객·화물 겸용 열차가 적합'…전문가 의견
  • 장연환 기자
  • 승인 2020.11.06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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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도화물 운송 비중 낮아 320km/h 여객전용은 사업비 과잉…국내기업 참여 기회도 박탈
- 예상 총사업비 587억달러 대부분 차입금→외국 의존만 늘리고 국가재정 파탄 우려
베트남은 철도보다 도로이용 의존도 과잉으로 물류비용이 GDP의 약 21%에 이를 만큼 물류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남북고속철도는 여객전용이 아닌 여객과 화물을 겸용하고 설계속도도 200km/h로 낮춘 열차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인터넷 캡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베트남 정부가 본격적인 추진 계획을 밝힌 남북고속철도에 시속 200km/h 수준의 여객·화물 겸용 열차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는 지난주 국가철도망에 고속철도 건설 가능성을 검토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관계기관에 지시하며 남북고속철도의 본격적인 추진을 알렸다.

남북고속철도 추진에 대해 라 응옥 쿠예(La Ngoc Khue) 전(前) 교통운송부 차관은 최근 “한정된 재정을 감안할 때 시속 320km 고속열차 도입을 검토하는 교통운송부의 제안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설계속도 200km/h의 여객·화물 겸용 열차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쿠예 전 차관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철도부문의 여객 및 화물 운송량은 1.5% 감소했다. 이에반해 중국의 철도화물 운송량은 베트남의 750배 규모에 이를 정도로 방대해 320km/h 이상의 여객전용 고속철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쿠예 전 차관은 “이러한 수치는 국내 철도망이 다른 교통운송 수단과의 불균형을 나타내는 지표”라며 “이는 정부가 지난 40년간 도로 건설에만 매달려 철도망을 방치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로건설은 철도에 비해 ▲대규모 토지를 확보해야 하고 ▲철도보다 낮은 안전성과 연료효율성 문제점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도로에 대한 과잉의존으로 국내 물류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1%에 이를 정도로 물류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는 인근 태국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준이다.

교통운송부의 사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계속도 320km/h인 고속열차는 하루 36만4000명의 여객을 수송할 수 있지만 2050년까지 이 수치는 40% 증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를 들어 쿠예 전 차관은 “여객전용 고속철도 투자는 실질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교통운송부의 여객전용 계획을 반대했다.

현재 교통운송부와 고속철도 건설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는 고속철도 전용 철로를 신설하는 것 외에 18억달러의 사업비를 추가해 기존 철로를 개량해 화물전용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철도화물의 운송량이 지금보다 5배 증가한 연간 120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쿠예 전 차관은 “남북고속도로 11개 구간이 완공되면 도로화물 운송량은 연간 2억5000만톤에 이르러 철도화물을 크게 능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양 운송망의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는다”며 “이런 방식으로 2개의 노선을 놓게 되는 것은 ‘전국 모든 지방을 연결하는 국가기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총리의 요구와 상충하는 것으로, 고속철도는 단일 노선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JICA의 의견을 일축했다.

에너지환경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철도망을 보유한 30개국 가운데 10개국만이 300km/h 이상의 고속열차를 채택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와 같은 선진국들은 200km/h 안팎의 열차를 운영중이다.

쿠예 전 차관은 “베트남이 320km/h의 고속열차를 도입하는 것은 높은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외국에 더 의존하게 만들어 결국 국가를 파산으로 내모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한정된 국가의 재원은 더 시급한 국가인프라 구축에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쿠예 전 차관은 “현재 국내기업들은 200km/h 수준의 철도망을 건설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번 사업은 국내기업들의 철도기술 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속 300km/h의 고속철도를 채택한다면 국내기업들만 시장에서 퇴출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고속철도가 첫 제안될 당시 국가 GDP의 절반 수준인 56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사업비로 인해 국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그러나 2018년에 교통운송부는 총연장 1600km, 설계속도 320km/h의 고속철도사업을 재추진하겠다며 부활시켰다. 이 때도 587억달러라는 막대한 사업비에 전문가들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었다.

당시 부 호아이 남(Vu Hoai Nam) 베트남교통대학 교수는 “남북고속철도에 투입되는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대부분 차입을 이용해야만 하는데, 이는 공공부채를 크게 증가시키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에 대해 기획투자부는 “네덜란드, 독일 전문가들과의 공동연구 결과, 200km/h 속도의 고속열차를 도입하고 사업계획을 축소하면 사업비를 절반가량인 260억달러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기획투자부에 따르면, 시속 200km/h 고속열차 도입시 하노이에서 호치민시까지 소요시간은 약 8시간, 320km/h 도입시는 5~6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베트남은 전국에 3000여km 철도망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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