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 호황·디지털전환 등으로 IT·금융업종 고급인재도 절대 부족…인력난 당분간 계속 전망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베트남이 다수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IT, 금융 업종 뿐만 아니라 섬유의류 및 신발 등 노동집약산업의 인력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기업들은 막상 구인난에 애를 먹고 있다.
채용정보회사 나비고스(Navigos)에 따르면, 1분기 섬유의류 업종의 관리자 수요는 전년동기대비 50~60% 증가했고, IT 및 금융 업종도 관리자급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수요가 20~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처럼 인력수요가 증가한 것은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 및 영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UVFTA)과 같은 자유무역협정의 영향과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인한 정치적 위기로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공급처를 옮김에 따라 섬유의류와 신발산업과 같은 노동집약산업에 대한 주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IT 및 금융업종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이 디지털전환을 서두르고 사업확장을 대비하기 위해, IT업종에서는 데이터 분석가, 아웃소싱, 마케팅 부문을 중심으로, 금융업종에서는 기술, 법률, 방카슈랑스 부문의 경력직을 중심으로 채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섬유의류 및 신발 수출도 연초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해관총국에 따르면 1분기 섬유의류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한 72억1000만달러, 신발 수출은 14.8% 증가한 4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섬유의류 업종에서는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었던 직원들이 다른 업종으로 이직한 이가 많아 노동자 뿐만 아니라 경력직 관리자를 찾기가 힘든 실정이고, IT 및 금융 업종은 경험이 많은 관리직 등 고급인재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작년말부터 시작된 주식시장 호황으로 증권사 경력자 채용도 급증했다.
기업들은 중간관리자나 고위직의 경우에는 현지인보다는 외국어 능력과 실무경험이 풍부한 외국인을 선호했으며 판매 및 마케팅 관리자는 한국과 일본인을, 생산관리는 중국, 스리랑카, 인도인 관리자를 선호했다. 그러나 막상 이들 직군에 필요한 내국인 인재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보통 수준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이들 관리직군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생산직 노동자들의 경우에도 복귀하는 이들에게 월 1500만동(650달러)이라는 파격적인 급여와 별도의 수당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직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곳도 많다.
베트남섬유의류협회(VITAS)에 따르면 섬유산업은 7000여개 기업에서 약 300만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작년 9월까지 약 90%의 기업이 근로시간을 단축했고 11.1%는 전체 직원의 평균 20%를 감원했다. 이 때문에 해고된 이들은 생계를 위해 현재 대부분 온라인이나 배달과 같은 다른 업종으로 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정부들은 사업주와 구직자들을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고용정보센터에서 채용을 알선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공장 자동화를 통해 구인난 해소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직종에 대한 구인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