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법원, 베트남계 여성 고엽제 피해 소송 기각
상태바
프랑스법원, 베트남계 여성 고엽제 피해 소송 기각
  • 떤 풍(Tan phung) 기자
  • 승인 2021.05.11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에브리 지방법원 “프랑스 사법당국이 미국 전시작전 관련 사건 재판 권한 없어”
2019년 파리에서 에이전트오렌지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현장에서 소송 원고인 쩐 또 응아씨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Collectif Vietnam Dioxine)   

[인사이드비나=하노이, 떤 풍(Tan phung) 기자] 프랑스 법원이 베트남전쟁 당시 일명 ‘에이전트오렌지(Agent Orange)’로 불린 다이옥신 고엽제로 피해를 입은 베트남 출신 여성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AFT통신에 따르면, 이번 소송을 담당한 파리 외곽 에브리(Evry) 지방법원은 “프랑스 사법당국이 미국 정부의 전시작전과 관련한 사건을 재판할 권한은 없다”며 기각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에 에이전트오렌지를 공급한 이들 기업은 미국 정부의 ‘주권행위’에 따른 주문을 수주했을 뿐”이라고 판결 사유를 덧붙였다.

이 소송은 올해 79세인 베트남계 프랑스인 쩐 또 응아(Tran To Nga)씨가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측에 에이전트오렌지를 공급한 몬산토(Monsanto)를 포함한 14개 화학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으로, 당시 14개 화학회사는 현재 독일기업 바이엘(Bayer)과 다우케미칼(Dow Chemical)이 그 권리를 소유하고 있다.

이 소송은 당초 작년 10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됐다가 지난 1월25일 재개됐다.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시대이던 1942년 남부 속짱성(Soc Trang)에서 태어난 응아씨는 베트남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활동했으며, 프랑스로 이주해 NGO(비정부기구) 등 여러 단체에서 약 60년간 활동해 왔다. 응아씨는 2014년 여러 NGO의 지원으로 이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그녀는 “독극물을 공급한 회사들은 나와 내 아이들의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끼친 책임을 져야 하며, 동시에 수많은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재앙적인 환경피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고측인 해당기업들은 미군이 사용한 제품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으로 항변했다. 바이엘 대변인은 “에이전트오렌지는 오로지 군사적 목적을 위해 미국 정부의 '특별통제'하에 생산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현지매체들은 응아씨와 그녀의 변호인이 당시 제조업체들이 에이전트오렌지의 진정한 독성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미국 정부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지금까지 에이전트오렌지에 의한 피해를 보상받은 국가는 미국을 포함해 호주, 한국 뿐이다.

NGO(비정부기구) 등에 따르면,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이 북베트남군의 보급로 파괴 및 지상작전 시야 확보를 목적으로 1962년부터 1971년까지 살포한 고엽제는 7600만ℓ에 달한다. 이로 인해 인근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주민 400만명 이상이 암, 희귀질환, 기형아 출산 등 각종 질환으로 사망하거나 후유증을 앓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으로 미국은 1971년부터 제초제 및 고엽제 사용을 중단했다. NGO들은 에이전트오렌지가 풀과 나무를 고사시키고 토양을 오염시키며 사람과 동물에게 암 등 각종 질병과 기형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응아씨는 당시 소장에서 에이전트오렌지가 신체의 면역체계를 공격해 그 독성으로 자신이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희귀질환인 인슐린 알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두번의 결핵과 암에 걸렸으며 심장질환을 앓던 딸을 잃기도 했다.

응아씨 변호인에 따르면, 매년 약 6000명의 베트남 어린이들이 선천적 질병을 가지고 태어나거나 기형으로 태어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35길 93, 102동 437호(신천동,더샵스타리버)
  • 대표전화 : 02-3775-4017
  • 팩스 : -
  • 베트남 총국 : 701, F7, tòa nhà Beautiful Saigon số 2 Nguyễn Khắc Viện, Phường Tân Phú, quận 7, TP.Hồ Chí Minh.
  • 베트남총국 전화 : +84 28 6270 1761
  • 법인명 : (주)인사이드비나
  • 제호 : 인사이드비나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16
  • 등록일 : 2018-03-14
  • 발행일 : 2018-03-14
  • 발행인 : 이현우
  • 편집인 : 장연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진
  • 인사이드비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사이드비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insidevina@insidevina.com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