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 (26) One & Only 코오롱과 '신소재개발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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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재계춘추(財界春秋)] (26) One & Only 코오롱과 '신소재개발 DNA'
  •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전 SK그룹 사장)
  • 승인 2021.06.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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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자의 국내최초 ‘나일론공장’에서부터 잉태된 유전자
- 수소사업, 생분해플라스틱 등 미래 핵심산업으로 이어져 새로운 도약 노려
1963년 코오롱의 나이론 원사공장 준공식 모습. 국내 최초로 원료에서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전공정을 갖춘 코오롱의 나일론 공장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곳에서 생산되 나일론 스트레치는 국민들의 의생활과 국내 섬유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사진=권오용 제공)

‘우리 손으로 나일론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1962년 8월, 한국 섬유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던 코오롱의 나일론 원사제조공장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며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의 장의 꿈은 결국 이루어졌다.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공정을 대한민국 최초로 완비한 공장에서 생산된 나일론 스트레치 제품은 우리나라 ‘나일론 시대’ 초반의 양말, 메리야스, 직물 등 국민 의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 덕분에 섬유제품은 한때 우리나라 수출의 30%를 담당하며 한강의 기적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시작점은 6.25전쟁이 끝난 1954년이었다. 낮은 기술력과 부족한 자본 등 열악한 환경에서 이 원만 전 회장은 지금의 코오롱그룹의 출발점이 된 ‘개명상사’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단순 나일론을 국내에 유통하는 것뿐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외국에서의 단순수입으로 외화를 유출하느니 우리 손으로 나일론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이 회장의 머리를 스쳤다. 1957년 대구에 한국나일롱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2년후 최초로 나일론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나일롱 역시 나일론 원사를 수입해 스트레치 나일론을 생산하는데 그쳐 원료 수급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코오롱은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공정을 국내에 완비하기 위해 나일론 원사 공장 건립을 추진했다. 많은 자본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해외차관도입 등 어려움을 극복해 낸 코오롱은 1962년 8월 나일론 원사제조 공장을 건립하고 한국 섬유산업의 기틀을 마련하는 기회를 잡았다. 국내 최초 나일론 생산에 이어 나일론의 원료인 원사까지 직접 생산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내 섬유산업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 

1963년 나일론 원사 공장 준공 이후 ‘KOLON(Korea+Nylon)’을 제품 브랜드로 내세운 코오롱은 체계적인 생산공정 관리와 국내 수요증가에 힘입어 1968년 하루 생산량 10톤에서 시작해 1977년 62톤의 생산 고지에 올라섰다. 코오롱의 나일론 제품들은 1970년대 들어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개발과 맞물려 업계를 주도할 수 있었다. 

코오롱그룹 이원만 창업자 3대의 모습. (앞줄부터 시계반대 방향으로) 이원만 창업자 부부, 2세 이동찬 전 회장 부부, 3세 이웅렬 회장 부부. 이원만 창업자의 국내최초 나일론공장에서부터 잉태된 코오롱의 신소재개발 DNA는 3세인 이웅렬 회장의 수소사업, 생분해성플라스틱 등 미래 핵심먹거리 개발로 이어져 새로운 도약의 결실을 향해 가고 있다.

코오롱의 나일론 제품들은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최초 제조기로서 명성을 쌓으며 진화해갔다. 1976년에는 국내 최초로 석유수지 사업에 진출했다. 1990년대 들면서 우수한 인장강도, 고마찰 강도, 고내열성 등을 지닌 나일론66제품이나 당시 꿈의 나일론으로 불리던 나일론46 제품 등을 개발하면서 기술력 중심의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에는 ‘수퍼 섬유’로 불리우는 아라미드 섬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특히 아라미드는 같은 중량의 철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인장강도가 5배 강하고 뛰어난 내열성을 지녀 높은 강도와 경량화가 동시에 요구되는 분야에 적합한 강화섬유다. 현재 코오롱은 헤라크론이라는 브랜드명으로 아라미드 섬유의 다양한 제품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초라는 수식어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2013년 세계최초로 수소연료 전지용 수분제어 장치를 양산했다. 2019년엔 역시 세계최초로 CPI필름 양산에 성공했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등극했다.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서의 코오롱의 질주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수소산업과 생분해플라스틱 사업을 미래 핵심 먹거리로 내세워 친환경 소재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탄소중립을 추진해 세계적 흐름인 ESG경영도 선도할 방침이다. 

이미 코오롱의 주력기업인 코오롱 인더스트리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평가기관인 에코바디스로부터 ‘골드등급’을 받았다. 골드등급은 심사대상 기초화학 업종 2607개사 가운데 5%에만 부여되는 최고의 등급이다. 

이원만 창업자의 국내 최초 ‘나이론공장’에서부터 잉태된 ‘신소재개발 DNA'는 3세인 이웅렬 회장의 도전하는 리더십으로 이어져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오히려 안정적 수익 기반의 확보라는 기회로 변신시켰다. 산업자재, IT, 화학, 패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글로벌 생산 거점과 판매 거점을 확보한 것이 빛을 본 것이다. One&Only라는 이웅렬 회장의 꿈은 위기 속에서 오히려 영글어가며 결실을 향해 가고 있다. 

권오용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제실장•기획홍보본부장, 금호그룹 상무, KTB네트워크 전무를 거쳐 SK그룹 사장(브랜드관리부문), 효성그룹 상임고문을 지낸 실물경제와 코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현재 공익법인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확산과 더불어 사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혁신민국(2015), 권오용의 행복한 경영이야기(2012),가나다라ABC(2012년), 한국병(200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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