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베트남식 경제 모델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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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베트남식 경제 모델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나?
  • 장연환
  • 승인 2019.02.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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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과 28일 이틀간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할아버지인 전 김일성 주석 이후 두 번째로 베트남을 방문하는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며칠 후면 하노이에 도착한다.

하노이에 도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베트남의 변화를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경제 단체와 기관 그리고 산업단지와 주요 공장을 둘러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북한이 베트남 경제 모델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에 관한 브이엔익스프레스(Vnexpress)의 분석을 발췌해 정리했다.

호치민시 중심지


◆베트남과의 유사성

베트남은 북한이 참고할 수 있는 경제 발전의 모델이라는 견해는 많은 전문가에 의해 언급되었다. 피치솔루션(Fitch Solutions)의 보고서는 베트남의 발전 과정이 ‘김정은에게 정말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 모델을 탐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전에 북한은 베트남의 경험을 배우기 위해 여러 번 베트남에 대표단을 파견했다. 미국의 북한경제연구소 자문위원인 브래들리 밥슨(Bradley Babson)은 "김정은 체제 하에서 북한은 개혁을 시험할 준비가 됐고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베트남의 경제 전문가들은 도이머이(쇄신)로 개혁·개방의 문을 열기 직전의 베트남과 현재의 북한 사이에 많은 유사점이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확실한 것은 북한이 베트남의 개발 모델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싱가포르 리콴유공공정책대학원(Ly Quang Dieu Public Policy School)의 부민킁(Vu Minh Khuong) 박사는 이전 베트남과 북한 두 나라 모두 경제관리 실패와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으로 빈사 상태에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두 나라 다 보조금 관리 시스템과 국영기업의 지배적인 역할을 특징으로 하는 경제였다. 그리고 가장 큰 유사점은 두 나라의 지도자가 "변화하지 못하면 죽는다"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경제개혁과 변화를 머리속에 품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팜치란(Pham Chi Lan) 전 부회장도 북한이 쇄신, 경제체제 개혁,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관해 베트남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구 경제체제와 보조금 정책을 유지한다면 발전할 길이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1990년대 정부 고문으로 활동한 한 여성 전문가는 베트남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길을 따른 많은 국가들은 결국 개혁과 개방을 통해 새로운 발전의 기회와 경제성장의 동력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가장 명백한 예가 바로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또 다른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인데, 지난 몇 년 동안 쿠바는 새로운 제도로 옮겨가고 있고, 다른 나라에 더 개방하며 문호를 넓히고 있다. 과거 러시아를 되돌아보더라도 현재는 시장경제가 확실하게 정착됐다.

북한이 베트남으로부터 참고할 수 있는 것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은 확실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마찬가지로 한국에 대한 의존성은 북한이 동의하기 힘든 민주주의 시장 경제체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력이 없다.

그러나 베트남은 다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부민킁 박사는 북한이 베트남으로부터 참고할 수 있는 개혁의 교훈과 매력적인 점을 언급했다.

베트남은 지난 30년 동안 큰 발전을 이루었다. 9,500만 인구의 1인당 GDP는 400 달러에서 2018년에는 2,600 달러로 증가했다. 동시에 GDP 규모도 38배 증가해 5,500조동(약 273조원)이 넘는다.

첫째, 베트남은 국가 발전과 개혁의 역할을 보조금 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강하게 전환시켰다. 시장 메커니즘과 민간경제 부문이 신속하게 발전을 위한 지배적 원동력이 되었으며, 국가는 이에 대한 방향과 유도 그리고 지원과 장려의 역할을 수행했다.

둘째, 베트남 정부와 국민들은 국제사회와의 통합을 통해 수출과 판매를 촉진하고, 외국인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와 함께 지난 30년간 베트남은 인프라 특히 전기, 도로, 공항, 항만, 정보통신 인프라에 많은 자본을 투자했다. 베트남의 1인당 전력​​소비량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보다 훨씬 적었지만, 이들 국가를 빠르게 추월했다.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각 지방들 사이의 경쟁은 베트남 경제 전체의 활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다른 한편 베트남은 국토의 균형발전과 종합적인 개발을 중요시하는 국가로서, 기아근절과 빈곤퇴치, 농촌과 산골오지까지 전기를 공급하고, 농업 생산물의 수출 촉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베트남식 교훈은 국제회의에서도 많이 논의되고 있다.

경제 외에도 북한은 베트남의 외교적 경험에 대해서도 참고할 수 있다. ‘모든 나라와 친구가 되자"라는 베트남의 외교정책은 베트남이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벗어나고, 주변 국가 및 강대국과의 외교 관계를 열어 주었다. 어제 전쟁의 적이었던 미국은 오늘 베트남의 친구가 되었다.

◆북한의 장점

베트남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이전 베트남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개혁의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

"북한은 베트남에 비해 훨씬 높은 발전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인구의 61%가 도시지역에 거주하며 1인당 전력소비량은 700Kwh 수준이다. 반면 1986년 베트남의 경우 북한의 20%인 68Kwh에 불과했다"고 박사는 말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북한은 1980년대 초부터 경제 산업화 계획을 완료했으며, 베트남은 지금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북한은 우수한 기계산업을 가지고 있으며, 핵무기도 생산했다.

최근 수년간 북한은 국영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소규모 개혁을 시작해,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12개 이상의 경제특구를 조성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많은 북한인들은 소득의 최소 4분의 3을 개인 시장을 통해 벌고 있다고 말했다.

퀀텀펀드(Quantum Fund)의 설립자이자 억만장자인 짐 로저스(Jim Rogers)는 북한이 폭넓게 개혁하고 제재를 완화한다면 발전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짐 로저스는 스트레이츠타임즈(The Straits Times)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당신이 가진 것을 갖고 싶고, 당신과 똑같이 살고 싶고, 한국처럼 살거나 심지어 중국처럼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팜찌란 전 부회장은 북한이 베트남을 성공적으로 따라하기 위해서는 베트남의 법적 제도와 소유권 제도를 철저히 검토해, 기업이 주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제도개혁 이외에 정치개혁이 그 뒤를 따를 것을 제안했다.

부민킁 박사는 북한이 놀랄만한 발전을 이룩하고 훌륭한 공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해야 할 세 가지 특별한 노력을 언급했다. 그것은 기술 도입과 창조적 혁신을 강력히 추진하고, 노동 기술에 대한 투자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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