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들은 왜 시큼한 맛을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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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들은 왜 시큼한 맛을 좋아할까?
  • 이희상
  • 승인 2018.04.0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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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지방 사람들, 열은 내리고 살은 덜 찌게 하는 성질 때문에 선호
- 대표적 음식 러우(lẩu)…오미 골고루 섞여있어, 한국인 입맛엔 안맞을 수도
베트남인들이 잔칫날 빠짐없이 먹는 러우. 새콤하기도 달콤하기도 오묘한 맛이 특징이다.

옛날 사람들은 다섯 가지 맛이 비슷하고 연관성이 있다고 믿었는데, 오미(五味, 신맛, 매운맛, 짠맛, 단맛, 쓴맛)의 균형이 맛있는 음식과 건강한 신체, 영양이 잘 섭취된 생체와 조직이 무병장수를 가져 온다고 믿었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신맛과 매운맛은 감각기관을 자극하고 활성화한다. 음식을 먹을 때 신맛의 산(acid)과 고추에 있는 매운맛의 캡사이신이 작동을 해서 미뢰(맛봉오리)가 혀의 각 부분으로 전해진다. 각각의 미뢰는 수천개의 미뢰세포를 가지고 있는데 자극을 받으면 미각을 신경으로 뇌로 전달해서 우리가 음식 맛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한다.

오미 중에서 신맛과 매운맛은 오래도록 지속된다. 때때로 자두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신맛이 일어나고, 혓바닥이 뜨거운 곳에서는 매운맛이 점차 강해짐을 느끼고, 시원한 여름에 시고 단 음식 한 사발을 먹는 것처럼 먹고 싶은 욕망으로 저절로 타액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예민한 미각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동양의학에 따르면 오미(五味)는 오행(五行)과 오장(五臟)과 관련되어 있는데, 신맛은 오행의 목(木)이요 오장의 간(肝)이고, 매운맛은 금(金)이요 폐(肺)이고, 쓴맛은 화(火)요 심(心)이고, 단맛은 토(土)요 비(脾)이고, 짠맛은 수(水)이요 신(腎)이 그것이다.

음식을 조화롭게 먹는다면 건강에 도움을 주고 심리적으로 미용적으로도 영향을 주며, 우리의 행동양식도 적절하게 조정하는 역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열대지방 사람들에게 매운 음식은 기분을 좋게 해서 더 시원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되어 왔다. 우리가 기분이 좋을 때 음식의 발열작용은 체온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정말로 효과적이다.

따라서 열대지방 사람들은 신맛이 섞인 매운맛을 매우 좋아한다. 일반적으로 열대지방 사람들은 열은 내리고 살은 덜 찌게 하는 성질 때문에 신맛과 매운맛을 선호하지만 각 나라마다 고유한 다른 식성과 섭생을 가지고 있다.

각 나라는 각 나라의 미각에 맞는 저마다의 시큼한 맛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보통 유럽에서 쓰이는 생강, 후추, 계피나 일본의 겨자, 한국의 고춧가루 등은 저마다의 맛과 향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태국이나 라오스 같은 동남아시아 몇몇 나라는 신맛을 내기 위해서 메(me)를 사용할 뿐 아니라 사(sả)나 리엥(riềng) 또는 많은 칠리고추를 넣어서 매운맛을 만들어 내는데, 이 맛이 매우 강렬하고 독해서 이가 시고 눈쌀이 찌뿌려질 정도다.

베트남은 다소 다른데, 모든 베트남인들은 너무 맵지도 않고 너무 시지도 않고 너무 짜지도 않는.... 조화로운 맛을 좋아한다.(종종 베트남인들이 먹고 있는 접시 옆에는 소금, 고추, 레몬(cam), 간장, 소스가 함께 놓여져 있는데 생각없이 뿌렸다가는 입맛을 버릴 수 있다).

이 오감의 조화로움 특히 신맛과 매운맛을 한껏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베트남 음식이 바로 러우(lẩu)일 것이다.

베트남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에 러우(lẩu)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의 전골이나 탕, 중국의 화궈처럼 고기나 해산물, 채소를 듬뿍 넣어서 샤브샤브처럼 건져 먹고 난 후에는 쌀국수를 넣어서 먹기도 한다. 러우 보(Lẩu bò 소고기), 러우 제(Lẩu Dê 염소고기), 러우 능 하이산(Lẩu Nướng Hải Sản 고기와 해산물) 등등...

이 러우는 모든 술집에는 있다고 봐도 될 정도로 베트남인들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국물 요리인데, 그 국물 맛이 한국인의 입맛에는 너무 시큼해서 한국인들이 좋아하기에는 아직 좀 무리가 있는 것 같지만 베트남인들 중에 이 러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여태 보지 못할 정도로 사랑받는 음식이다.

그 맛이 정말 오묘하여 시기도 하고 달기도 하고 맵기도 하고 짜기도 하고... 오감이 골고루 섞여있는 듯도 하지만 한국인인 나에게는 신맛과 매운맛이 특히 강한 것 같다.

와우! 러우(lẩu)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신맛이 먼저 돈다.

바로 이 맛! 신맛과 매운맛이 뒤섞인 시큼한 이 맛!

베트남인들이 사랑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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