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0년 후에도 200년 전 위상에 못미쳐

- 경제규모 싱가포르보다 커져도 1인당GDP는 20분의 1 수준 -1820년 베트남 경제는 태국의 2배, 필리핀+말레이시아 보다도 커 - 2035년 중진국 진입하지만 혁신 필요, 디지털경제 계속 발전시켜야

2019-06-04     떤 풍(Tan phung)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떤 풍(Tan phung) 기자]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베트남 경제 규모는 싱가포르보다 커지겠지만 200년 전의 위상을 되찾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DBS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해 베트남 경제가 해외자본 투자와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향후 10년간 6~6.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어빈 시아(Irvin Seah) DBS은행 싱가포르 지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베트남이 계속 이같은 성장속도를 유지한다면 10년 후 싱가포르의 경제 규모보다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GDP가 처음으로 싱가포르를 능가한다는 사실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수치를 따져보면 시간문제일 뿐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베트남 GDP는 2,603억달러, 싱가포르는 3,72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응웬 득 탄(Nguyen Duc Thanh) 베트남경제정책연구소(VEPR) 소장은 "싱가포르의 인구는 5백만에 불과하지만 베트남은 곧 1억에 이를 것이다. 따라서 베트남의 GDP가 싱가포르와 같거나 넘어서더라도 베트남의 1인당 GDP는 싱가포르의 1/20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따라서 베트남이 싱가포르의 GDP를 넘었다는 사실은 하나의 사실일 뿐 통계적으로 의미 있거나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인 팜 찌 란(Pham Chi Lan) 박사는 한 워크숍에서 ‘2035년 베트남 보고서’에서 흥미로운 논문을 소개했다. 이 논문은 1820년의 베트남과 2035년의 베트남을 비교 연구했다.

1820년(응웬왕조 민망왕 2년) 베트남의 1인당 GDP는 세계평균보다 높았다. 당시 베트남의 경제규모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경제규모를 합한 수치보다 높았으며, 태국 경제규모의 2배에 해당했다.

란 박사는 "그러나 그로부터 200년 후를 되돌아볼 때 세계에서 베트남의 위치는 어떠한가? 소득 면에서 우리는 세계평균의 25%에 불과하다. 우리는 지금 매우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태국과 비교하면 베트남은 여전히 뒤쳐져 있으며 특히 태국과의 경제규모는 큰 차이가 있다.

세계은행(WB)은 2035년까지 베트남이 경제규모면에서 중진국이 될 것이지만 많은 측면에서 강력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창조적이고,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저임금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개발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개혁 단행이다.

란 박사는 "2020년까지 베트남이 1820년의 위치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1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 10년, 20년 후라면 달라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한 번이라도 200년 전의 위치로 되돌아갔던 적이 있었던가? 젊은이들에게 묻고 싶다. 그 미래가 당신의 손에 달려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디지털경제를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면 향후 20년쯤 뒤 베트남은 220년 전 조상들이 이루었던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고 간곡히 호소하며 분발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