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부지방 최악의 무더위…주민들 큰 고통

- 하띤성 연일 38~40도 불볕더위, 4월엔 43.3도로 관측사상 최고 - 탈수증•수면부족, 모내기 포기 등 농작물피해 - 생활패턴까지 변화…더위 피해 새벽 3시에 일하러 나가

2019-06-15     임용태 기자

[인사이드비나=다낭, 임용태 기자] 베트남 중부 하띤성(Ha Tinh)이 최악의 폭염과 무더위로 신음하고 있다. 주민들이 탈수증과 수면부족으로 고생하는가 하면 모내기 포기와 과수가 시들어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폭염과 더위를 피해 새벽 3시에 일터로 가는 등 생활패턴까지 바뀌고 있다. 

하띤성 흐엉케(Huong Khe)지역은 연일 섭씨 40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섭씨 43.3도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띤성은 라오스에서 불어오는 푄(Foehn) 바람으로 원래 베트남에서도 더운 곳에 속하지만 올해는 전례없는 더위가 엄습했다.
 
하띤성 주민들은 이렇게 더운 날씨는 경험해본 적이 없다며 하루하루 견디기가 어렵다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흐엉케 지역에 살고있는 응웬 꽁 득(Nguyen Cong Duc•70) 할아버지는 ”집안이 마치 오븐 같아서 만지는 모든 것이 뜨겁게 느껴진다”며 “가족들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가족들은 밤에 잠을 잘 수 없어 밖에 나가 나무 그늘 밑에 앉아있고 탈수증 때문에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선풍기가 있지만 더운 바람을 쏟아내는 무용지물로 변해 견디다 못해 에어컨을 들여놨는데 전기료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베트남은 지난 3월 전기료를 8.36% 올려 걱정이 큰 것이다.

무더위는 주민들의 생활패턴도 바꿔놓았다. 응우옌 티 만(Nguyen Thi Man)은 “아이들은 더위가 조금 누그러드는 새벽 4시께나 돼야 잠들기 시작하고 나는 그때 일하러 간다”고 말했다.

더위로 수원도 고갈돼 농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흐엉케 지역 주민인 쩐 티 떰(Tran Thi Tam)씨는 "우물이 말라버려 멀리서 물을 가지고 와야해 불편이 크다“며 "지난 농사철에 물이 없어 모내기를 포기한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이 지역의 과수농가들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걱정이 크다. 푹짝(Phuc Trach)과 흐엉도(Huong Do)공동체 마을의 농부들은 이글거리는 햇볕을 피해 새벽 3시에 일어나 과수에 물을 주고 있다.

포멜로 과수원의 주인은 "더위가 더 계속되면 포멜로들이 결실을 맺지못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고 걱정했다.

지자체들은 지역주민들에게 농작물의 가뭄피해 예방법을 알려주고 사람들은 열사병과 화재 예장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하고 있지만 더위 극복에는 역부족이다.

기상전문가들은 북서부, 북부 델타, 중부 지방의 무더위는 6월 4일에 시작돼 13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었다. 하지만 중부지방의 수은주는 연일 38~40도를 기록하며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