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여름 명물, '분옥 응우오이(찬 소라국수)'…더위 식히는데 짱!!

- 우리나라 냉면•밀면과 같은 것…프랑스 영향 크게 받은 음식 - 돌소라 전날밤부터 물에 담가 준비후 각종야채 넣은 육수에 삶아 - 손님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나와

2019-06-26     장연환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날씨가 더우면 차가운 음식을 먹고, 날씨가 추울 때는 따뜻한 음식을 먹는다. 이것은 정말 단순한 논리로 과학자의 재능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된다.

무더운 여름 햇빛이 하노이를 뜨겁게 달구는 시기에는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혀줄 차가운 냉요리가 제격이다.

냉요리의 대표주자가 분옥 응우오이(Bun oc nguoi)이다. 분옥 응우오이는 찬 분옥(소라국수)이란 뜻이다. 전통적인 분옥은 차가운 육수에 담겨 나온다. 우리의 냉면이나 밀면과 같다.

분(국수)은 소라뿐 아니라 쇠고기, 튀긴 두부, 게, 녹색 바나나 등 많은 종류의 분 요리가 있지만, 그 중 분옥은 옛날 하노이인들이 선호하는 원조 여름 별미로 남아 있다.

옥(소라)은 모든 사람들의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특별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그 곳이 바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다.

분옥 가게인 쑤언(Xuan, 봄이라는 뜻)은 하노이의 오래된 성문의 하나인 오꽌쯔엉(O Quan Chuong)에 자리잡고 있다.

웅장한 건축물인 오꽌쯔엉은 근처에서 분옥이 판매되기 훨씬 전에 지어졌지만, 순전히 우연히도 가게와 이 성문의 위치가 적절하다. 전해지는 얘기에 따르면 오꽌쯔엉은 1800년대 프랑스인과 싸우다 목숨을 잃은 군지휘관의 이름을 딴 성문이라고 한다.

175년 전 베트남에서 프랑스의 영향력은 어느 곳에나 있었는데, 프랑스의 영향이 이 특별한 음식보다 더 잘 나타난 것은 없다.

분옥은 따로 요리할 필요가 없으므로 손님이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이 놓인다. 이 요리에는 비밀이 숨어있는 걸쭉한 국물이 담겨있다. 분옥을 저으면 옥(소라)이 드러난다.

이 지역 다른 음식과 마찬가지로 분옥은 말그대로 쌀국수인 분과 함께 담겨져 나온다. 분옥을 먹는 방법은 분짜(Bun Cha)와 유사하다. 취향에 따라 각종 채소와 고수를 그릇에 채우면 된다.

분옥에 양념을 추가하고 따뜻한 분옥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여름의 뜨거운 날씨를 고려하면 차가운 분옥 응우오이에 약간의 조미료만 추가하는 것이 좋다.

옥은 전문 주방장이 신중하게 요리한다. 크고 둥근 돌소라는 전날 밤부터 물에 담가 준비한다. 이후 옥을 깨끗이 씻어 시트로넬라유, 생강, 자몽 잎, 소금, 인삼 등이 담긴 육수에서 끓인다. 그런 다음 옥을 껍질에서 까낸다.

이것은 기본적인 요리법이지만 주방장마다 그들만의 특별한 재료를 추가해서 독특한 요리를 만든다. 분옥은 이렇게 해서 아마도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져 내려왔을 것이다.

하노이의 6월 중순은 이미 덥지만 기온은 앞으로 한두달 더 오를 것이다. 정말로 시원한 여름을 보내길 원하다면 올 여름 분옥 응우오이보다 더 시원한 음식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