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갑작스레 베트남 비난…"중국보다 훨씬 더 미국 이용"

- '중국산 제품의 미 관세폭탄 우회통로로 이용되고 있어' - 작년 대미 무역흑자 395억달러…수출, 올들어 3월까지 40% 급증

2019-06-27     오태근 기자

[인사이드비나=오태근 기자] 미중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무역 이슈와 관련, 돌연 베트남을 비난하면서 미-베트남간 무역이 주목받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중국보다 훨씬 더 미국을 이용하고 있으며 가장 나쁜 착취자”라고 비난하고 “현재 베트남과 무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베트남 비난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내는 베트남이 관세폭탄을 피하려는 중국산 제품의 미중무역전쟁의 우회통로로 이용되어 양국간 무역불균형이 심화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395억달러에 달하는 흑자를 냈고, 올들어 3월까지 베트남의 대(對)미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40.2%나 증가했다. 이는 대미수출 상위 12개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베트남 해관총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대미 수출액은 178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1% 증가했다. 반면 미국으로부터 수입액은 44억달러로 134억7,000만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중무역전쟁의 영향을 받는 중국산 제품이 관세폭탄을 피할 목적으로 베트남을 우회로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을 겨냥한 이유 중 하나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현지시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거치며 원산지를 세탁해 미국에 수출되며 관세폭탄을 피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중 특히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5월까지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 컴퓨터·전자제품 수입이 지난해보다 80.8% 늘었고, 같은 기간 해당 상품의 대미 수출은 71.6% 급증했다. 기계·장비 부문도 중국으로부터 수입은 29.2%, 대미 수출은 54.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