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그룹, 피치 신용등급 프로그램 참여 중단

- 자동차사업 진출 리스크 이유로한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불만인 듯 - 피치, '투자액 31억달러중 부채가 14억달러'…신용등급, 안정적→부정적

2019-07-03     장연환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베트남 최대 민영기업인 빈그룹(Vingroup)이 더이상 국제 신용등급평가사인 피치(Fitch)의 신용등급 평가를 받지 않는다. 빈그룹의 피치 신용등급프로그램 참여 중단은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피치는 앞으로 빈그룹(Vingroup)에 신용등급 평가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2일 밝혔다. 빈그룹측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으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 채 자발적으로 철회했다고만 밝혔다.

기업 신용등급은 피치, 무디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이 기업의 요청에 따라 신용등급 평가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고자 할 때 신용등급 평가 결과는 종종 중요한 요건이 된다. 피치, 무디스, S&P가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으로 꼽힌다.

피치는 2012년 11월부터 빈그룹의 신용등급 평가를 시작했으며, 외화 및 동화(VND)채권 발행자 카테고리 모두 B+등급을 부여하며 안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빈그룹은 최근까지 B+ 등급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그러나 피치는 작년 10월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자동차제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빈그룹의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지난해 10월 빈그룹이 자동차 사업을 위해 31억달러를 지출한 가운데 이 중 14억달러를 부채로 충당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부정적 평가에는 빈그룹의 사업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조정재고 대비 순부채 비율이 지난해 58%까지 상승했다가 올해는 36%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응웬 비엣 꽝(Nguyen Viet Quang) 빈그룹 부회장은 회사측이 이 부분을 이미 예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제조 분야에 대한 투자는 리스크가 있으므로 하향평가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며 "하향평가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애초부터 이 사업을 시작하지 않는 것뿐이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빈그룹의 빈패스트(VINFast)는 하이퐁에 15억달러 규모의 자동차제조 공장을 예정보다 세 달이나 빠른 지난 6월 중순 완공했다. 또한 회사의 첫 자동차 모델인 소형차 파딜(Fadil)은 지난달 중순부터 고객들에게 인도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