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M&A시장, 소비재·소매·부동산 주도…올해 76억달러 전망

- 토지취득과 관련한 복잡한 문제가 M&A 선호 주된 이유 - 여러 경제요인 모두 안정적·긍정적, 외국인들 M&A에 매력느껴

2019-08-12     윤준호 기자

[인사이드비나=호치민, 윤준호 기자] 베트남 인수합병(M&A) 시장은 소비재, 소매업, 부동산 위주로 올해 76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열린 베트남 최대 연례 M&A 및 투자 네트워킹 포럼인 ‘베트남 M&A 포럼(MAF)’에서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부동산서비스회사 존스 랑 라살(JLL)베트남의 응웬 티 반 칸(Nguyen Thi Van Khanh) 투자자문은 “많은 투자자들이 보상 및 이전 등 토지취득과 관련한 복잡한 문제 때문에 부동산 투자를 M&A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부동산개발업체 케펠랜드(Keppel Land)는 자회사와 푸롱(Phu Long)간 5,600만달러 인수계약을 통해 호치민시에 6.2ha(1만8,600평) 규모의 3개필지 중 60%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또 롯데그룹은 베트남 부동산대기업 FLC그룹과 손잡고 롯데FLC합작회사를 설립했다.

◆ 외국기업들 '베트남 토지취득절차 미로와 같이 복잡' 지적

레 송 라이(Le Song Lai) 베트남투자청(SCIC) 부청장은 "토지취득을 위한 정부의 최종승인을 얻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며 절차도 복잡하다”고 말했다.

글로벌투자펀드인 드래곤캐피털(Dragon Capital)의 도미닉 스크리븐(Domicnic Scriven) 회장은 “베트남의 토지취득 절차는 미로와 같이 복잡하다는 것이 기업들 사이의 통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M&A 시장에서 우세를 보이는 부문이 부동산, 소비재, 소매업이다.

올 7월까지 1년간 이뤄진 93억달러 규모의 거래가운데 부동산 및 건설업이 20%, 소매산업 19.7%, 소비재산업이 11%를 차지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는 지난해 부동산개발업체 빈그룹(Vingroup)과 관련기업에 13억달러를 투자했다. GIC는 빈그룹 부동산 자회사 빈홈(Vinhomes)의 보통주를 사들였다. GIC는 또 약 1억달러를 투자해 마산그룹 주식 2,450만주를 인수해 지분을 6.5%까지 늘렸다.

SK그룹도 지난해 9월 마산그룹의 지분 9.5%를 4억7,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사이공쿱(Saigon Co.op)은 지난 6월 프랑스 소매체인 오찬(Auchan)을 인수했다. 오찬은 6월 한달에만 15개 매장이 문을 닫고 현재 3개 매장만 이익을 내며 운영중이다.

앤디 호(Andy Ho) 비나캐피털(VinaCapital) 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은 베트남을 빠르게 성장하는 1억 소비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FTA·CPTPP 등 무역협정도 M&A포함 외국인 투자유치에 기여

부 자이 탕(Vu Dai Thang) 기획투자부 차관은 "베트남은 경제성장 및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규사업체 등 여러 경제 요인이 모두 안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작용해 M&A 시장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베트남 GDP는 6.76% 성장하며 2011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성장률은 7.08%로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6,5~6.8%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탕 차관은 또 지난 6월 체결된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과 지난해 3월 체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여러 무역협정이 M&A를 포함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올들어 7월까지 M&A 규모는 5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연말까지는 7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M&A 규모는 76억달러로 전년대비 25.5% 감소했다. 이는 93억달러로 3.3% 성장한 태국에 이어 동남아에서 두번째 규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