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외국인투자 저절로 되는것 아냐’…사업환경 등 여건조성해야

- 미중무역전쟁으로 글로벌기업 이전 추진…'베트남은 여러 선택지중 하나일 뿐' - 숙련인력·산업인프라 확충, 장기투자 유치위해 법률·제도 개선도 이뤄져야

2019-08-15     이희상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미중무역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베트남이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주요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이 이 기회를 얼마나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다.

응웬 득 탄(Nguyen Duc Thanh) 베트남경제정책연구소(VEPR) 소장은 중국내 2만여개 일본기업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전(前) 주베트남 일본대사의 발언에 대해 "이전 사실 자체만으로는 베트남에 큰 기회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탄 소장은 "그들이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후보지로 생각하고 있지만 선택은 결국 사업환경과 노동력의 질에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세안에서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이 산업인프라가 가장 좋은 나라들이다. 또한 인도는 영어가 공용어고 대규모 젊은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상당한 이점이 있다. 따라서 베트남은 많은 선택지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애플의 공급업체 중 하나인 대만기업 페가트론(Pegatron)은 지난 5월 베트남이 아닌 인도네시아에 10억달러 규모를 투자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기술회사들로부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계속해서 베트남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베트남의 법률 및 제도와 투자환경 개선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 경제정책연구소장, '기업들 사업환경과 노동력 질 좋은 곳으로 가기 마련'

존 총(John Chong) 메이뱅크낌엥(Maybank Kim Eng) CEO는 베트남이 기술회사들의 FDI 투자를 계속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노동력과 인프라 개선에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부문 또한 성장 기회를 잘 활용하기 위해 세계시장 추세에 빠르게 적응하고 발전해야 한다.

일본 샤프는 이달 초 호치민시와 인접한 빈증성(Binh Duong)에 공장 신축을 발표했다. 이에앞서 LG전자는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 공장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닛케이아시아리뷰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베트남에서도 무선이어폰 에어팟(AirPods) 생산에 착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획투자부 외국인투자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제조·가공 부문에 대한 FDI는 144억6,000만달러로 급증했는데, 이는 전체 FDI 투자의 71.5%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