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회, 도로정비기금·석유가격안정화기금 폐지 추진

- 도로정비기금 사용목적·혜택 불분명→폐지 시 운송사업자·차량소유자 모두에게 이익 - 석유안정화기금, 중앙정부의 가격통제 상황에서 폐지가능성 낮아…물가상승 우려도

2019-08-20     이희상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 국회가 도로정비기금과 석유가격안정화기금의 폐지를 제안했다.

응웬 덕 하이(Nguyễn Đức Hải) 국회 재정예산위원회 위원장은 "기금 관리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스템이 복잡, 불분명하고  중앙•지방 정부 차원의 기관이 기금관리를 맡아 책임지는 곳이 없다"며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이 위원장은 또한 적립된 기금이 아직 부족해 여전히 중앙정부 예산에 의존하고 있고, 기금의 기능과 업무가 예산 지출 업무와 중복돼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도로정비기금 폐지가 도로요금 부담으로 경쟁력이 떨어진 많은 사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응웬 허우 빈(Nguyễn Hữu) 호치민시 녓꽝운수(Nhật Quang Transport Company) 이사는 "도로요금은 운송회사에게 항상 부담이 되어 왔고, 차량소유자에게는 도로요금의 혜택이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빈 이사는 기금의 1%가 도로정비기금의 관리에 사용됐고 나머지 99%는 중앙정부 차원의 기금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도로정비기금의 관리•사용•지출에 따른 차량소유자의 권리에 대한 논쟁도 불거졌다. 응웬 찌 호앙(Nguyễn Chí Hoàng) 프엉호앙운수(Phượng Hoàng Transport Company) 이사는 "도로가 파손돼 있어도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로정비기금은 운송사업자와 차량소유자에게 부담이 되는 만큼 도로정비기금은 도로 유지와 보수에 투명하게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차량소유자는 일년에 한 번 상당한 액수의 도로유지비를 내는데도 그들이 누리는 혜택은 명확하지 않다.

 ◆ 도로정비기금 1%만 도로정비에 사용, 99%는 중앙정부 기금으로  

호앙 이사는 "도로정비기금과 석유가격안정화기금을 폐지하면 이용자와 기업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환영한다"며 “기금을 폐지할 수 없다면 차량소유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서 도로유지비 징수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안정화기금도 폐지돼야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기금이 없으면 일부 소매가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응웬 안 뚜언(Nguyễn Anh Tuấn) 재정부 가격관리국장은 "석유안정화기금을 폐지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밝혔다. 석유거래에 관한 법령 ‘의정 83’의 가격관리, 기본가격, 준비금 등의 수정이 필요하다.

뚜언 국장은 "정부가 석유가격을 관리할 때 공상부가 여전히 기본가격을 결정할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기본가격을 관리하지 않는 경우에만 기금을 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학자 응오 찌 롱(Ngô Trí Long) 박사는 국가가 석유의 시장가격을 완전히 수용할 수 있을 때만 기금을 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롱 박사는 현재 정부와 국회의 최고 목표가 거시경제 안정과 인플레이션 억제에 있고, 중앙정부가 석유가격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금을 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