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핫코일 수입관세 인상 '일단 없었던 일로'

- 국내 철강업체에 악영향 우려, 최혜국관세 현행 0%→5%로 인상 계획 연기 - 베트남철강협회 “국내 원자재가 국제시세보다 8~9% 올라 완제품 가격도 상승” 지적

2019-09-23     장연환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베트남 재정부가 기업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수입 핫코일(HRC)제품에 대한 최혜국(MFN)관세를 현행 0%에서 5%로 인상하기로 한 계획을 연기했다.

재정부는 최근 수출입세 우대일정, 상품목록 및 정액세율, 종합세율, 관세할당율 등에 관한 ‘결정125/2017/NĐ-CP’ 개정안의 핫코일 최혜국관세를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재정부는 당초 미중무역전쟁 악화로 값싼 중국산 철강이 베트남시장에 대량 유입돼 국내 철강업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입관세 인상을 추진했다.

베트남은 국내생산을 위해 매년 800만톤 이상의 핫코일을 수입하는데, 이 중 중국산이 40%를 차지한다.

재정부는 최혜국관세가 0%에서 5%로 조정되면 국가예산에 3조1,500억동(1억3,530만달러)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이 아세안 국가들과 같이 0%의 우대관세를 가진 다른 나라들로부터 수입할 것이기에 실제 세수는 이보다 적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트남철강협회(VSA)는 당초 재정부의 인상계획에 대해 중국이 아세안국가들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산 철강수입을 제한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베트남 역시 관세를 인상하지 않아야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재 이 협정에 따라 중국은 베트남산 수입 핫코일에 대해 0%의 우대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관세가 인상되면 대만, 호주, 인도 등 베트남과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다른 시장으로부터의 공급은 제한될 전망이다.

핫코일은 냉연코일과 기타 아연도금 강판을 생산하는 원료로, 관세인상은 곧 베트남산 철강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제조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VSA는 보고서에서 관세를 5% 인상하면 베트남의 평균 원자재가격이 국제시세보다 8~9% 올라 완제품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공상부도 국내 제조업체의 핫코일 생산이 수요와 수출을 충족시키지 못하자 관세 인상안 철회를 제안했다.

VSA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의 핫코일 수요는 연간 약 1,100만톤이지만 생산능력은 연간 400만톤에 불과해 공급이 수요의 30~40%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부족한 국내공급분은 내년 호아팟의 융꿧(Hòa Phát Dung Quất)철강단지 및 포모사하띤(Formosa Hà Tĩnh)이 추가로 가동되면 60~7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응이엠 쑤언 다(Nghiêm Xuân Đa) 철강협회장은 세금인상안을 연기하기로 한 재정부의 결정을 환영했다.

다 철강협회장은 “국제 무역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협회 모든 회원사들은 재정부의 최근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며 “정부가 철강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면서 국내 제조업체와 소비자들의 공동이익을 계속 지원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