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회, 공휴일 추가 지정 ‘하루’ 찬성…노동법 개정안 심의

- 6월28일 가정의 날, 학교입학인 9월5일, 신정 연휴로 등 의견 다양…가정의 날 유력 - ‘근로시간 주당 48→44시간 단축’ 노동총연맹 제안도 대체로 찬성…정부·기업단체는 난색

2019-10-24     이희상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 국회가 공휴일은 지금보다 하루 더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주당 근로시간을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단축하는 노동총연맹의 주장에 대체로 찬성 입장을 보였다.

공휴일 문제는 노동계의 '3일 추가지정'과 이에대한 기업의 반대입장을 고려한 절충안인 셈이며, 근로시간 단축에는 정부와 기업이 반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열린 제14대국회 8차회의 노동법개정안 상임위원회에서 다수 국회의원들은 공휴일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찬성 의원 대다수는 ‘하루’ 추가를 지지했다.

◆ 공휴일 추가 ‘하루’ 대체로 찬성

앞서 지난 7차회의에서 다오 응옥 융(Dao Ngoc Dung)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은 7월27일 ‘전쟁 순교자의 날’ 기념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은 “전쟁의 아픔을 다시 상기시켜 유족들에게 상처줄 필요는 없어 다수 의원들이 거부해 반려됐다”며 현행 공휴일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추가 공휴일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회 내에서 꾸준히 논의돼 왔기 때문에 국회 상임위원회는 공휴일 수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6월28일 ‘가정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 등 두가지 안이 국회에 제출됐다고 응웬 투이 안(Nguyen Thuy Anh) 사회분과위원장은 말했다.

국회의 이같은 발표에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응웬 안 찌(Nguyen Anh Tri) 前 국립혈액연구소장은 “추가 공휴일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준다”며 6월28일을 지지했다.

쩐 반 띠엔(Tran Van Tien) 빈푹성(Vinh Phuc)성 의원은 “9월 5일 학기 시작일에 부모가 데리러오지 못해 낙담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9월5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에 찬성했다. 마이 시 디엔(Mai Sy Dien) 탄화성(Thanh Hoa)성 대표는 새해기간중 추가 공휴일을 지정해 노동자들에게 이틀간 휴식을 부여할 것을 주장했다.

베트남은 현재 설(Tet, 뗏) 연휴 당일을 제외하면 연간 공휴일이 10일인데 반해 인근 캄보디아는 28일, 브루나이 15일, 인도네시아 16일, 중국은 21일을 공휴일로 쉬고 있다.

한편 공휴일 추가 지정과 더불어 현재 뜨거운 감자인 근로시간 단축안에 대한 의견도 쏟아졌다.

다수 국회의원들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 보장을 위한 주당 근로시간 40시간 시행은 선진국보다 80여년 늦은 것이라며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단축 논의도 뜨거워

응웬 티엔 년(Nguyen Thien Nhan) 호치민시 당위원장은 “미국은 1940년에 주당 40시간 노동법을 통과시켰고 다른 나라들도 이를 따라 노동법을 개정했다”며 “48시간을 일해야 하는 베트남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주당 근로시간을 44시간으로 줄이자는 노동총연맹의 주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30년까지 주당 40시간으로 단축하자고 추가 제안했다. 년 당위원장은 노동보훈사회부가 제시한 초과근로시간 한도를 현재 연간 300시간에서 400시간으로 늘리자는 제안에 반대했다. 

단기적으로는 노동자의 소득 및 기업의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쳐 사회적 지출 상승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년 위원장은 “생산성 증가는 첨단기술 활용과 근로시간 단축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융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은 “싱가포르와 같은 금융경제 국가는 적은 노동시간으로도 충분히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제조업 비중이 큰 베트남은 상황이 다르다”며 “현재 89.6%의 기업이 주당 48시간 근무를 시행중인 현실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융 장관에 따르면 현재 아세안 회원국 10개국 중 베트남보다 적은 근로시간을 가진 국가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2개국이고 나머지 8개국은 베트남과 같은 주당 48시간이다. 또한 현재 베트남기업의 3.6%가 주당 44시간 근무하고, 6.8%가 주당 40시간 근무를 시행하고 했다.

융 장관은 “근로시간 4시간 단축은 연간 17%의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져 수출액은 200억달러 이상, 경제성장률은 0.5%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부 띠엔 록(Vu Tien Loc) 베트남상공회의소 회장은 “현재 베트남의 노동생산성은 동남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노동시간 단축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며 “다른 국가들과 경쟁하기 위해 현행 48시간을 유지하고 초과근무시간 제한을 400시간으로 늘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응웬 티 꾸엣 떰(Nguyen Thi Quyet Tam) 호치민시 의원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으로는 기본적인 생활비 밖에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초과근무가 불가피하다”며 "초과근무가 줄어들면 소득이 감소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소득을 늘리기 위해 여전히 다른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근로시간 단축에 반대했다.

초과근로시간 상한에 대한 논의는 내달 27일 국회 표결에 부쳐져 결정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