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쥐사슴 ‘쩨오쩨오’ 30년만에 베트남 냐짱서 발견

- 머리는 쥐, 몸통은 사슴 모양, 0.7~0.8kg의 작은 몸집…1910년 베트남서 처음 발견

2019-11-13     임용태 기자

[인사이드비나=다낭, 임용태 기자] 토끼와 비슷한 크기로 주둥아리가 쥐를 닮은 야생사슴 ‘쩨오쩨오(베트남쥐사슴, cheo cheo/학명 Tragulus versicolor)’가 베트남에서 30년만에 다시 발견됐다.

뉴욕타임즈, CNN, 가디언은 12일 미국 텍사스의 비정부기구 세계야생동물보호단체(GWC) 소속 연구원(베트남 및 외국 연구원 포함)들이 베트남 중남부 해안관광도시 나쨩(Nha Trang)에서 은색 빛의 쥐사슴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에서 쥐사슴의 사진이 찍힌 것은 거의 30년만에 처음이다. CNN에 따르면 이 종이 마지막으로 기록된 것은 베트남-러시아 탐사대가 밀렵꾼들에 의해 죽은 개체 1마리를 확인한 것을 끝으로 사라져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다.

GWC의 베트남측 생물학자인 안 응웬(An Nguyen) 박사는 “이 종은 우리의 상상에만 존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재발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은색 빛의 쥐사슴을 발견한 이 단계에서 나아가 이 종이 다시 멸종하지 않도록 보호할 방법을 한시바삐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GWC가 선정한 25종의 멸종동물 명단에 있는 쩨오쩨오가 야생동물 불법거래의 희생양이 되어 멸종됐다고 여겨왔다.

쥐사슴 발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과학잡지 네이처 이컬러지&에볼루션(Nature Ecology & Evolution) 11일자에 실렸다. 베트남에서는 쥐사슴을 쩨오쩨오 또는 쩨오쩨오릉박(Cheo cheo lưng bạc, 은색등쩨오쩨오)이라고 부른다. 쥐사슴은 은빛으로 머리는 쥐, 몸통은 사슴처럼 생긴 우제류의 일종이다. 토끼 또는 작은 고양이 크기로 0.7~0.8kg의 작은 몸집을 가진 이 동물의 몸통은 부드럽고 비단결 같은 털로 덮여 있으며, 가슴쪽에는 3줄의 흰털 무늬를 띄고 있고 뿔은 없다.

이 종은 1910년 과학자들에 의해 베트남 냐짱에서 처음 발견돼 베트남쥐사슴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그 후 1990년 베트남-러시아 탐사대가 밀렵꾼들에 의해 죽은 개체 1마리를 확인한 것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현재 GWC 연구팀은 쥐사슴의 정확한 개체수와 생존에 미치는 위협 등을 조사하기 위해 무인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이 종을 다시 잃게 될 것”이라며 쩨오쩨오 보호에 정부와 민간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