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롱베이 여행, 지명(地名)에 얽힌 신화 알고가면 더 유익

- 한자표기 下龍, 용이 내려온 곳…개국신화에 등장 - 외적침입에 어미용과 새끼 내려와 불과 에메랄드 뿜어 물리쳐 - 전쟁 끝났어도 승천안하고 머물러…너무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

2019-11-16     이희상 기자
하롱베이(ha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하롱베이(Ha Long Bay)는 베트남의 대표적 관광지 중의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정(1994년)이 말해주듯 자연이 빚어낸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하노이 동쪽 170㎞, 자동차로 3시간 정도 거리의 꽝닌성((Quang Ninh) 하롱시에 있는 만(灣)이 하롱베이다.

맑고 푸른 바다, 그 위에 흩뿌려진 듯 솟아있는 크고 작은 수많은 섬들, 멋진 해변은 자연의 위대한 힘과 경이로움을 절로 느끼게 해준다. 작은 배를 타고다니며 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가는 어부들의 생활모습을 잠깐이나마 볼 수 있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하롱베이는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곳이자 많이 찾는 여행지다. 과거 대한항공이 광고 배경으로 사용했던 적이 있고 까뜨린느 드뇌브와 뱅상 뻬레가 주연한 프랑스 영화 ‘인도차이나’와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굿모닝 베트남’, ‘007 네버다이’ 등에서도 배경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하롱베이(ha
파이팅

하롱베이의 아름다움은 지명(地名)에 얽힌 전설과 신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하롱의 한자 표기는 下龍이다. 용이 내려온 곳이라는 뜻이며 이는 베트남 개국 신화에서 유래됐다. 우리 단군신화에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는 것처럼 베트남 개국신화에는 하롱베이가 있다.  

아주 먼 옛날 베트남 개국 초기에 외적이 바다를 통해 베트남을 침략했는데 옥황상제가 어미용과 새끼용을 보내 베트남인들을 돕도록 했다.

어미용과 새끼용은 외적들을 향해 불과 에메랄드를 내뿜어 바다 곳곳에 바위섬을 만들어 적들의 배를 침몰시켜 전쟁은 베트남 사람들의 승리로 끝났다.

용들의 임무는 끝났다. 그러나 용들은 하늘로 돌아가지 않고 그곳에 살기로 했다.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 떠나기가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下龍으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롱베이를 찾은 관광객수는 520만명에 달하며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서는 한국 사람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하롱베이를 찾지만 지명에 얽힌 전설과 신화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왕 가는 여행이라면 하롱베이의 전설을 알고 가면 더 재미있고 유익한 여행이 될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