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기업 민영화, 하는건지 마는건지…올해 9개뿐

- 2016~2020년 목표 128개 중 36개만 달성…28%에 불과 - 내년까지 92개 이뤄져야, 진행상황 보면 '부지하세월'

2019-12-12     이희상 기자
베트남국영석유가스공사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 베트남의 국영기업(SOE, State-Owned Enterprises) 민영화 진행 상황에 딱 맞는 말이다. 말그대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2일 재정부에 따르면 올들어 11월말까지 정부의 민영화 승인을 받은 국영기업은 9개에 불과하다. 내년까지의 민영화 목표 92개에 비하면 10%에도 못미친다.

당 꾸엣 띠엔(Dang Quyet Tien) 재정부 기업경제국장은 “국영기업의 민영화 및 정부지분 매각은 증시 발전과 기업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러나 민영화 속도가 매우 느려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는 2016~2020년 기간 민영화 대상 국영기업 128개를 정했으며, 이번에 승인된 9개 국영기업 중 3개는 목록에 포함되었던 국영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동안 이들 민영화 대상 국영기업 가운데 36개만 민영화돼 민영화율은 28%에 불과하며 내년까지 92개 국영기업의 민영화가 이뤄져야 한다.

재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이후 국영기업 정부지분 매각은 8조9000억동(3억8420만달러) 수준으로 당초 계획의 7.8%에 그쳤다.

띠엔 국장은 “일부 정부기관, 부처 및 국영기업들은 민영화, 정부지분 매각 및 구조조정 계획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많은 국영기업들이 노동문제, 토지 및 재정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민영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의 국영기업은 모두 855개이며 이 가운데 정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기업이 505개, 정부가 지분 일부를 보유한 기업이 355개다. 이들 국영기업의 총 자본금은 1533조동(661억8190만달러)에 달한다.

2018년 회계연도 국영기업의 총자산은 전년대비 2% 증가한 3715조동에 달했다. 전체 국영기업의 13%인 110개사는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띠엔 국장은 민영화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국영기업들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재검토할 것을 총리에게 요청하고, 민영화 작업 가속화를 위해 법령 일부 조항을 수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