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브, 맥주부문 대규모 IPO계획…사베코 매각 위한 것?

- 파이낸셜타임즈, 애널리스트 인용해 '현재 자금조달 필요없는 상황인데도 IPO ' - '사베코 매각 염두에 둔 포석일 수도…버드와이저APAC 인수 가능성 커'

2019-12-13     응웬 늇(Nguyen nhut) 기자

[인사이드비나=호치민, 응웬 늇(Nguyen nhut) 기자] 사이공맥주주류음료(Sabeco, 사베코)의 최대주주인 태국 타이베브(ThaiBev)가 25억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맥주사업부문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영국의 유력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즈(FT)는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타이베브 계획의 촛점은 베트남 자회사인 사베코 인수자를 찾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이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타이베브가 고려하고 있는 IPO는 맥주부문을 최대 120억달러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이는 거의 10년내 싱가포르증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IPO가 될 것이다.

타이베브는 2017년에 사베코(증권코드 SAB)의 지분 53%를 약 50억달러에 인수했다. 사베코는 베트남 맥주시장 점유율이 55%에 달하는 가장 큰 맥주회사다.

억만장자 샤로엔 시리바드하나하크디(Charoen Sirivadhanabhakdi) 회장이 소유한 타이베브는 두 코끼리가 상징인 녹색 맥주브랜드 창(Chang)으로 유명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샤로엔 회장의 순자산은 196억달러로 태국 최고부호이다. 

친구들에게 장난감을 파느라 바빠 초등학교를 남들보다 늦게 졸업한 샤로엔 회장은 많은 M&A(인수합병)을 통해 음료에서 주류에 이르기까지 많은 브랜드를 거느리며 식음료(F&B) 및 냉동식품 분야에서 동남아 선두기업이 됐다.

타이베브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P/E)은 19 수준이다.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19배라는 의미다. 맥주 부문이 분리되면 회사의 전체 수준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FT는 유안 맥리시(Euan McLeish) 베른슈타인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타이베브가 지금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는 상황인데도 IPO를 추진하는 것은 사베코 매각을 염두에 둔 포석일 수 있다"며 "이 경우 버드와이저 APAC가 사베코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맥리시는 "싱가포르에 상장된 타이베브가 사베코를 당초 인수가 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할 경우 주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최선의 선택은 타이베브와 버드와이저의 합작투자 형태이고 그 방안으로 IPO가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FT는 타이베브의 맥주사업부문 IPO는 내년초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브가 IPO로 25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면 이것은 허치슨포트홀딩스트러스트(Hutchison Port Holdings Trust)가 55억달러를 모은 2011년 이후 싱가포르증시 최대의 IPO 거래가 된다.

한편 블룸버그는 지난달 말 타이베브가 맥주사업 부문에서 100억달러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타이베브 주가는 5.2% 올라 지난 3개월내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타이베브 주가는 싱가포르증시(SET)가 횡보하는 것과는 달리 연초이후 48%나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