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세무당국에 뇌물 성행…기업 3곳중 1개꼴 '뒷돈' 제공

- 연간 매출의 10%이상을 뇌물로 쓰는 기업도 7.1% - 61.6%는 뇌물 효과 인정…"주고나서 원하는 것 얻었다"

2019-12-19     장연환 기자
베트남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베트남 기업 3개중 1개는 세무공무원들에게 '비공식 수수료(뇌물)'을 주고 벌금을 완화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베트남 기업 중 30%가 세무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건네고 벌금 등 제재를 완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 상공회의소(VCCI)가 18일 내놓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30%가 지난해 뇌물을 건넨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뇌물로 사용한 돈이 매출의 10%를 넘는 기업도 7.1%에 달했다. 61.6%의 기업은 비공식 수수료를 지불한 뒤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답했다.

이 보고서는 은행 부문에서도 뇌물을 건네지는 것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신용거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응답기업의 40%가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주어야만 했다고 답했다.

더우 안 뚜언(Dau Anh Tuan) VCCI 법무국장은 “정부기관들이 행정절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35만여개 사업체가 필요한 허가를 취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10개 기업 중 약 6개 기업은 관료적 형식주의에 어려움을 겪고있으며 이는 2016년 이후에도 거의 변한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절차를 위해 정부기관을 오갈 필요가 없다고 답한 기업은 57.5%로 2016년에 비해 5.8%p 줄었다. 또 응답 기업의 70%는 지자체와 관련된 기업들에 비해 불리하다고 답해 2015년 VCCI가 첫 조사를 시작한 이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세계은행이 지난 10월 발표한 ‘2020년 기업하기 좋은 환경’ 순위에서 베트남은 190개국 가운데 70위로 지난해보다 1계단 하락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브루나이에 이어 5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