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사들, 베트남증시서 약진…시장점유율 확대, 자본금 확충

- 위탁매매 상위10개사에 2개 올라…미래에셋 6위, 한국투자 10위 - 현재 6개사 진출…호치민거래소 “경쟁격화로 베트남 증권사들 고전” 분석도

2020-01-08     윤준호 기자
미래에셋과

[인사이드비나=호치민, 윤준호 기자] 한국증권사들이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주식중개(위탁매매)시장의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고 자본금 확충으로 회사 덩치도 키워나가고 있다.

호치민증권거래소(HoSE)가 8일 내놓은 베트남 증권업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상위10대 증권사의 주식중개 시장점유율은 62.84%로 2018년의 70.47%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해 HoSE측은 “다른 증권사들의 점유율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라며 “특히 한국증권사들의 시장 확대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시장에는 6개의 한국증권사가 진출해있는데 시장점유율 상위10대사에 미래에셋증권(MiraeAsset Securities Vietnam, MAS)과 한국투자증권(Korea Investment & Securities, KIS Vietnam)등 2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은 4.47%로 6위, 한국투자증권은 3.08%로 10위를 차지했다.

사이공증권(SSI)과 호치민시증권(HSC)은 각각 13.96%와 10.54%의 시장점유율로 1, 2위 자리를 이어갔다. 반비엣증권(VCSC)은 V8.19%로 VN다이렉트증권(VNDS)을 밀어내고 3위에 올라섰다. VNDS가 6.81%로 4위, 국영은행인 군대은행의 계열사인 MB증권(MBS)가 4.77%로 5위에 올랐다.

HoSE측은 베트남 증권사들이 한국증권사들의 공격적 시장진출에 따른 경쟁격화로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증권사들이 자본금 확충과 적극적인 M&A(인수합병)으로 회사규모를 키우며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어 베트남 증권사들이 실적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대형증권사로는 처음 베트남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은 지속적인 자본금 증액과 함께 지난 2018년말 파생상품 거래 허가를 받으면서 사업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은 작년 12월 자본금을 4조3000억동(1억8540만달러)에서 5조4600억동(2억3550만달러)로 늘려 베트남 주식중개시장에서 최대 자본금을 보유한 증권사가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자본금을 7840억동(3380만달러)에서 1조9000억동(8193만달러)로 2배이상 늘렸고, 신한투자증권도 1454억동(627만달러)에서 8120억동(3500만달러)로 5배 넘게 대폭 증자했다.

KB금융그룹의 KB증권베트남(KBSV)은 지난 2018년초 베트남 해양증권(Maritime Securities)을 3320만달러에 인수한 후 그해 12월 자본금을 1조1000억동(4740만달러)으로 늘렸으며 이어 작년 1분기에 1조6700억동(7200만달러)으로 확충했다.

HoSE측은 이들 한국증권사들의 사업확대에 따라 상당수 베트남 증권사들의 주가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사이공증권의 주가는 지난해 29% 떨어져 증권사 가운데 하락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