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노후아파트 투자 신중해야…재건축에 긴 시간 걸려

- 일부단지 매매가 ㎡당 1억2000만동(5150달러)…도심 접근성 좋아 인근 고급아파트 수준도 - 재건축계획 발표 10여년 지났으나 완료된 곳은 20곳(1%) 불과…보상·절차 협의 지체

2020-05-26     장연환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재건축을 겨냥한 하노이의 노후아파트 투자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노후아파트 재건축이 완료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돼 투자금 회수에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다.

하노이시가 노후아파트 재건축계획을 발표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재건축이 완료된 아파트는 전체 계획된 단지의 1%인 20곳에 불과하다. 하노이시 건설국은 “계획 단지의 재건축을 완료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노후아파트 재건축 협상 과정에 있어서 입주민 및 소유자들과의 보상문제 합의 도출에 많은 진통이 발생하기 때문에 재건축은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오 응옥 응이엠(Dao Ngoc Nghiem) 베트남도시개발계획협회 부회장 겸 전(前) 하노이 기획건축국장은 “재건축사업은 부동산개발업체와 입주민 모두의 이익을 담보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응웬 반 딘(Nguyen Van Dinh) 베트남공인중개사협회 부회장은 “재건축사업은 시행과정에서 관련된 문제점들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시 건설국에 따르면 현재 하노이시에는 지은지 40~50년 돼 재건축이 필요한 노후아파트 1500여동에 달한다.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은 낌리엔(Kim Lien), 쭝뜨(Trung Tu), 프엉마이(Phuong Mai), 탄꽁(Thanh Cong), 지앙보(Giang Vo) 등 시내 중심지에 위치해있다.

이에 하노이시는 노후화로 인해 지속적인 성능 감소와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재건축계획을 발표했다.

베트남공인중개사협회는 “시 당국의 발표 이후 노후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팔거나 임대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했다”며 “이 때문에 노후아파트는 부동산시장에서 인기매물이 됐다”고 말했다.

항보이(Hang Voi) 거리에 위치한 한 50㎡형 노후 서민아파트는 ㎡당 7000만동(3000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지앙보의 한 노후아파트 단지 40㎡형은 ㎡당 5750만동(24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동다군(Dong Da)에 위치한 노후 서민아파트의 경우 쭝뜨나 프엉마이에 위치한 노후아파트와 같은 ㎡당 4000~6000만동(1716~2575달러)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구시가지에 위치한 노후아파트의 경우 ㎡당 가격이 1억2000만동(5150달러)에 달하며 인근의 고급아파트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베트남공인중개사협회 소속 한 중개사는 “이 정도 매매가는 하노이 외곽지역 서호(Tay Ho, 떠이호), 호앙마이(Hoang Mai), 하동군(Ha Dong) 등지에 들어서는 고급아파트 매매가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일부 부동산중개인들은 “노후아파트의 매매가가 이처럼 높게 형성된 이유는 인근에 학교, 병원, 시장, 쇼핑몰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