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은행들, 미상환대출 회수 위한 담보자산 매각 지지부진

- 부실채권 규모 약 2000조동(865억2000만달러), 전체 미상환대출의 23%

2020-08-21     투 탄(Thu thanh) 기자

[인사이드비나=호치민, 투 탄(Thu thanh) 기자] 베트남 시중은행들이 부실채권(NPL) 증가를 우려해 보유한 부동산 담보자산 매각을 시도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시장위축에 이마저도 지지부진해 애를 먹고 있다.

지난 4월 베트남 최대 국영은행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VD)은 호치민시 냐베현(Nha Be)에 위치한 7조8400억동(3억3600만달러) 상당의 켄톤(Kenton)개발지구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시행사는 켄톤개발지구를 담보로 BIDV, MSB, PV콤은행(PVComBank)에서 대출을 받았는데, 그중 최대 채권자는 총사업비의 58%인 4조5500억동을 대출해준 BIDV다. BIDV는 2017년부터 해당 담보자산의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 5월에도 BIDV는 세대당 21억~55억동(9만~23만7000달러)의 가격으로 호치민시 7군 에라타운(Era Town) 55채를 경매에 부쳤지만 4번 모두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또 지난달에는 남딘성(Nam Dinh)에 보유중인 담보자산인 한 섬유기업의 토지와 기계설비를 860억동(343만달러)에 입찰을 공지했다. 이 물건의 경매 시작가는 지난해초 BIDV가 설정한 가격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계속 유찰되며 30번의 경매에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비엣콤은행(Vietcombank)은 최근 중부고원지대 럼동성(Lam Dong) 소재 한 농업기업 부동산의 경매를 공지했다. 이 부동산 부지와 공장, 기계설비는 80억동(34만6000달러)에 입찰이 시작됐으나 유찰됐다.

이 밖에도 비엣콤은행은 섬유기업 빈푹섬유(Vinh Phuc Textile) 생산공장 2곳과 파산 처리된 사이공선박정밀(Saigon Offshore Fabrication and Engineering)을 각각 28억동(12만달러), 200억동(86만달러)에 매각하고 있다.

국영은행을 제외한 TP은행, 세아은행(SeABank), VIB, 테크콤은행(Techcombank)과 같은 민간 중견은행들 역시 부실채권 증가를 우려해 담보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전문가 응웬 찌 히에우(Nguyen Tri Hieu) 박사는 “시중은행들이 담보자산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너무 높은 매각가 때문”이라며 “시중은행들은 부실채권 증가 우려에 담보자산을 매각하려 하지만,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탓에 많은 기업들이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히에우 박사는 “은행들이 매각중인 담보자산은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수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은 적절한 가격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덧붙였다.

경제전문가 껀 반 륵(Can Van Luc) 박사는 “코로나19가 부동산시장 침체를 야기시키며 투자자들이 급감한 것이 담보자산 매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시중은행들은 담보자산 경매시 매각가 인하폭이 최대 10%로 제한되기 때문에 이 규제가 철폐되어야만 수천억동 상당의 담보물 매각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담보자산 매각을 촉진하기 위해 국회가 세금 및 부동산 이전과 관련된 여러 법률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3년 VAMC는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을 줄이기 위해 42개 은행으로부터 282조동(122억달러) 규모의 부실채권을 5년만기로 매입했다.

시중은행들은 2013년 베트남자산관리공사(VAMC)에 매각된 부실채권을 청산하고 대손충당금을 더 쌓기 위해 지난해초부터 담보자산 매각을 서두르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VAMC에 넘긴 부채를 제외한 부실채권 비율은 1.89%로 중앙은행(SBV)의 목표치 2% 이하였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이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중앙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는 약 2000조동(865억2000만달러)으로 전체 미상환대출의 23%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