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도 도시지역 젊은이들 결혼 기피...호치민시 합계출산율 1.24명, 전국 최저

- 대학생 300명 설문조사, 3분의 2가 비혼 또는 30세 이후 결혼 계획 - 지난해 전국평균 합계출산율 2.09명...30년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

2020-11-17     투 탄(Thu thanh) 기자

[인사이드비나=호치민, 투 탄(Thu thanh) 기자]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베트남 젊은이들도 결혼을 원치않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치민시 제2노동보훈사회대학 재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3분의 2 이상이 결혼을 선택하지 않거나 30세 이후에 결혼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사를 담당한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조건이 발달하고 도시화된 지방일수록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호치민시 인구가족계획국 주관으로 제2노동보훈사회대학의 ‘저출산 지역에서 두자녀 정책의 장려 및 지원 방안’ 세미나에서 실시됐다.

인구전문가들에 따르면 도시화가 진행된 지역일수록 만혼이나 결혼을 원치 않고, 결혼을 했더라도 아이를 원치 않거나 1~2명 정도만 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경향은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소득이 많은 지역과 적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심하다.

응웬 티 응옥 란(Nguyen Thi Ngoc Lan) 보건부 인구가족계획총국 부국장은 “현재 저출산 지역은 전국적으로 21개인데 경제가 발전했고 도시화율이 높은 남부지방에 주로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평균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인당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9명으로 30년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중 도시지역은 1.83명, 농촌지역은 2.26명이었다.

그중 전국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곳은 호치민시다. 호치민시의 합계출산율은 2013년 1.68명에서 2016년 1.39명, 2019년 1.24명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에 반해 북부산악지역 및 중부고원지대와 같이 개발이 덜돼 사회경제적 상황이 뒤처진 지역의 합계출산율은 전국평균을 웃돈다. 특히 출산율이 높은 33개성 가운데 16개성의 합계출산율은 2.5명 이상으로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인구가족아동연구소 산하 과학위원회의 응웬 딘 끄(Nguyen Dinh Cu) 위원장은 “일자리, 주택, 생활비, 양육비 등이 많이 들수록 출산율은 감소한다”며 “저출산이 장기화되면 고령화, 노동력 부족, 사회보장 부담과 같은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에 정부가 젊은이들의 일자리 및 주택 문제와 같은 본질적인 조건을 해결하는데 우선적으로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끄 위원장은 “인구가족계획총국은 저출산 지역에 ‘두자녀 정책’을 도입하고, 사회주택 공급 확대, 주택임대 지원, 출산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와 같은 복지대책을 광범위하게 검토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