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도 신생아 성비불균형 심각...매년 여아 4만여명 모자라

- 2005년생부터 성비불균형 본격화, 지난해 출생성비 111.5명 - 도시화로 아이 적게 낳으면서 북부 홍강유역·중부지방 남아선호사상 남부로 옮겨가

2020-11-20     이희상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도 신생아의 성비불균형이 심각해 서서히 사회문제로 부각하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PFA)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출생성비는 111.5명으로 매년 여아가 남아보다 4만800명 적게 태어나고 있다.

이는 11년 전인 2008년의 출생성비 110.6명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이 없는 수치고, 자연적인 성비 104~106명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일부 지역은 115명을 초과할만큼 남아선호가 강하게 남아 있는 곳도 있다.

유엔인구기금에 따르면, 성비불균형이 본격화된 2005년생이 본격적인 결혼적령기가 되는 10년후부터는 연간 4만명 이상의 남자들이 신부감을 찾지 못하게 된다.

현지매체들은 이런 점을 들어 “앞으로 중국이나 한국과 마찬가지로 신부를 수입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연일 성비불균형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있다.

베트남은 현재 호치민시와 하노이시와 같은 저출산이 심각한 21개 지역에서 출산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평균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인당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9명으로 30년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중 도시지역은 1.83명, 농촌지역은 2.26명이었다.

그중 전국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곳은 호치민시다. 호치민시의 합계출산율은 2013년 1.68명에서 2016년 1.39명, 2019년 1.24명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가장 최근의 ‘인구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경 베트남 인구는 현재보다 800여만명이 증가한 1억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주로 북부 홍강(Hong)유역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뿌리깊게 남아있는 남아선호사상은 아이를 한두명만 낳기를 원하면서 점차 남부지방으로 옮겨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성비불균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5년으로부터 15년이 지난 현재 남학생이 여학생수를 압도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범국가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가장 큰 사회문제가 돼 국가경제와 사회시스템 전반을 위기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