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패스트, 호주 멜버른기술센터 잠정폐쇄…직원들 베트남 본사로 전환 배치

- 회사측, 코로나19 이유로 설명…전문가들, 스마트폰 생산 중단과 연계해 완전철수로 해석

2021-05-11     장연환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Vingroup)의 자동차제조 자회사 빈패스트(VinFast)가 호주 멜버른에 있는 자동차 엔지니어링설계센터를 운영 1여년만에 잠정 폐쇄를 결정했다.

11일 빈패스트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국제선 항공편이 제한돼 연구개발에 차질이 빚어짐에 따라 멜버른센터를 잠정폐쇄하고, 이곳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 포함 전체 직원은 베트남 본사로 옮겨 일하게 된다.

빈패스트의 고위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호주를 포함한 몇몇 해외사무소에서 자동차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를 감안하고 하이퐁공장 생산팀과의 협업을 위해 모든 역량을 국내로 집중시키기 위해 개발 및 생산 관련 직원들을 본사로 모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멜버른센터에서 베트남 본사로 옮기지 못하거나 전환배치를 거부하는 직원의 경우 필요한 법적 절차와 퇴직금 지급 방안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케빈 야들리(Kevin Yardley) 멜버른센터장은 사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멜버른센터가 잠정폐쇄되더라도 빈패스트가 호주 자동차회사 홀던(Holden)으로부터 인수한 랑랑(Lang Lang) 주행시험장은 새로운 결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운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빈패스트의 설명과 달리 맬버른센터의 폐쇄를 잠정조치가 아닌 완전철수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빈그룹이 빈스마트(VinSmart)의 스마트폰 생산 중단을 선언하면서 그룹의 모든 제조역량을 빈패스트의 전기차 개발에 집중키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9일 빈그룹은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고 빈패스트가 생산하고 있거나 개발중인 차량과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개발에 모든 연구개발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보다 앞서 새 자동차 모델에 대한 연구개발 및 지원을 위해 해외 빈패스트 연구소의 개발인력을 베트남 본사로 모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멜버른기술센터는 지난 2019년 12월 설립됐으며 빈패스트는 이곳에서 VN34, VN35, VN36(회사공개 모델명은 VF e34, e35, e36) 등 3개의 전기차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빈패스트는 국내시장을 넘어 북미, 유럽, 아시아, 호주 등 해외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를 전략적 목표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먼저 미국시장을 목표로 캘리포니아 정부로부터 자율주행테스트 허가를 받았고, 미국 다음으로는 호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에는 전기차 차량가격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매매가 아닌 대여로 한다는 획기적인 판매정책을 내놓아 전문가들로부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