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수지 비상…상반기 103억달러 적자, 사상 최대규모

- 에너지•원자재 가격급등으로 수출보다 수입 더 크게 증가 - 4월부터 석달연속 적자…하반기 상황도 녹록치않아 연간적자 가능성도

2022-07-01     김동현 기자

[인사이드비나=김동현 기자] 우리나라 무역수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상반기 무역적자 규모가 103억달러에 달했다. 

3개월 연속 무역적자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8월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며, 상반기 무역적자는 반기기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상반기 적자(91억6000만달러)는 물론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6년이후 최대 규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6월 및 상반기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5.6% 늘어난 3503억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606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이 늘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훨씬 크게 증가하며 103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수입액 증가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급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은 879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00억달러나 늘어, 수입액 증가 및 무역적자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6월 한달간 수출은 전년동월(548억달러)대비 5.4% 증가한 577억3000만달러, 수입은 전년동월(504억달러)대비 19.4% 증가한 602억달러로 24억7000만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무역적자는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이어졌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지난 28년간 흑자를 냈던 중국과 교역에서 5월에 이어 6월에도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품목별 수출은 15대 품목중 6개 품목이 증가하고 9개 품목은 감소했다. 반도체•석유제품•철강•바이오헬스 등은 6월기준 역대 1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석유제품은 54억8000만달러로 81.7%나 증가했다.

반면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생산•출하에 차질을 겪은 자동차와 일반기계는 각각 2.7%, 11.7% 줄었으며, 선박과 가전도 36.0%, 15.5%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ASEAN)•미국•인도에 대한 수출이 6월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CIS는 44.6% 줄어 넉달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또 중국이 반도체•무선통신기기 등 주요품목 수출증가에도 국내 물류차질과 중국 소비둔화 등의 영향으로 소폭(-0.8%) 감소했고 중남미는 8.3% 줄었다.

상반기 대규모 무역적자를 낸데다 하반기 대기업 수출증가율이 0.5%에 그칠 것으로 전망(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 되고있어 올해 전체로도 14년만에 무역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따라 3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수출활성화 대책을 논의하고. 이달중 ‘민관합동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개혁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