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베트남 뗏(Tet 설) 연휴는 7일간…20~26일

- 송구영신(떳니엔), 친지 방문, 세뱃돈(리씨) 등 우리와 비슷 - 전국 곳곳서 불꽃놀이 등 뗏맞이 행사 열려

2023-01-20     장연환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베트남 최대 명절인 뗏(Tet 설) 연휴가 20일부터 26일(목)까지 7일간 이어진다. 한국보다 하루 앞서 시작되고 이틀 늦게 종료돼 3일 더 길게 쉰다. 

뗏연휴는 공식 공휴일이라 공무원과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이에 맞춰 수당 등이 조정된다. 또한 학교는 봄방학이 겹치며 보통 2주간 쉰다.

재미있는 것은 계묘년(癸卯年)인 올해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은 토끼띠의 해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토끼띠가 아닌 고양이띠라고 한다. 또 양띠는 베트남에서 염소띠라 한다. 12지지(地支) 가운데 묘년(卯年)과 미년(未年)이 우리와 다른 동물(비슷한 동물 같기도 함)이다.

베트남은 한국, 중국 등 일부 동아시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음력설을 전통적인 명절로 쇤다.

뗏 전날은 가족들이 모여 우리의 섣달 그믐날(음력 12월30일)과 같은 ‘떳니엔(Tat nien)’이라 불리는 저녁 만찬으로 송구영신(送舊迎新), 곧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새해 전날(양력 12월31일) 송년만찬은 ‘야오트어(Giao thua)’라고 부른다.

뗏 당일인 정월 초하루는 한해의 시작으로, 어린이들은 전통복장 아오자이(Ao Dai)를 차려입고 어른들께 인사를 올린다. 인사를 받은 어른들은 덕담과 함께 ‘리시(Li xi)’라고 불리는 행운이 깃든 빨간 돈봉투를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이런 풍습은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을 받는 우리네 설 풍습과 많이 닮아있다. 가끔은 뗏이라는 말에서 옛날 설날에 부모님이 사주셨던 새옷인 떼떼옷이 떠오른다.

불교신자라면 뗏연휴에 인근에 있는 쭈어(chua 사찰)를 들러 새해 소망과 함께 가족과 형제, 친구들의 건강을 기원한다. 뗏에는 우리의 부처님오신날처럼 절 세곳을 돌아야 행운이 온다는 것도 우리와 비슷하다.

뗏연휴 기간에는 청소가 금기시되는 것도 재미있는 풍습이다. 곧 뗏은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날인데 이때 청소를 해버리면 애써 들어온 행운을 비질하듯 모두 쓸어내버려 오히려 재앙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뗏 자정에 집을 방문한 첫 손님을 중요시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뗏을 앞두고 미리 집 구석구석을 대청소하고, 나무와 꽃 등으로 집안을 행운맞이로 장식을 한다.

초이틀부터는 그동안 방문하지 못했던 일가친척을 찾거나 지인들을 초대해 전통음식인 깐망(Canh Mang, 죽순이 주재료인 국물요리), 반저이(Banh Giay, 찹쌀떡), 반쯩(Banh Chung, 돼지고기와 녹두로 속을 채운 찹쌀밥을 바나나나 코코넛잎으로 싸서 찐 음식) 등을 나눠 먹는다.

뗏연휴에는 전국 곳곳에서 액운을 쫓아내고 복을 기원하는 뗏맞이 행사가 열린다. 불꽃놀이, 전시회, 닭싸움, 먹자거리 등등…

그러나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베트남도 이젠 이런 풍습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요즘에는 취직을 못했거나 결혼을 아직 못한 젊은이들은 부모님 잔소리에 고향 대신 도시에 남고, 가족들도 친척을 찾아뵙는 대신 가까운 유원지나 바다, 여유가 있으면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올해도 어김없이 뗏이 왔다! 근하신년(謹賀新年)

독자 여러분의 가내평안(家內平安)과 만사형통(萬事亨通)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