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년 베트남 남성 150만명 제짝 못찾는다…출생성비 112.1

- 2006년부터 성비불균형 빠르게 확대…여전한 남아선호, 불법낙태 성행 - 인구가족계획총국 목표, 2030년까지 109 이내로↓

2023-06-22     이희상 기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2034년이면 약 150만명의 혼인적령기 베트남 남성이 결혼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비율)의 심각한 불균형 때문이다.

흔히들 베트남을 여초국가라고 인식하고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베트남도 경제수준이 높아질수록 아이를 1~2명만 낳고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만큼은 아니더라도 유교문화권의 영향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처럼 남아선호사상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다.

이런 이유로 현재의 출생성비 불균형이 미래세대의 혼인을 위협할 정도로 점점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통계총국에 따르면 1999~2005년 출생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04~109명으로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신생아의 자연성비는 통상 105명 내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06년부터 지금까지 출생성비는 상당한 확대추세를 보였다. 2020년 출생성비는 112.1명, 2021년은 112명이었고, 지난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지금 당장 이같은 출생성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2050년이면 230만~430만명의 혼인적령기 여성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보건부 인구가족계획총국이 주최한 ‘출생성비 불균형 및 국가관리 권고’에 관한 세미나에서, 팜 부 호앙(Pham Vu Hoang) 인구가족계획총국 부국장은 “베트남의 출생성비 불균형은 다른 나라보다 늦었지만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출생성비는 특히 첫째아나 딸만 있는 가정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호앙 부국장에 따르면 출생성비 불균형은 교육 및 경제적 수준이 높은 가정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불법낙태가 무분별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더해 여전히 남아있는 남아선호와 같은 오랜 유교적 가치관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인구가족계획총국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의 목표는 2030년까지 출생성비를 109 이내로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출생성비를 매년 0.4%p씩 낮춰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목표다. 베트남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