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회사채시장, 하반기도 ‘꽁꽁’…만기도래 물량 많아

- 상환압력↑…발행규제 완화, 단기적 해결법에 그쳐

2023-07-31     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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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비나=호치민, 윤준호 기자] 지난해부터 급격히 위축된 베트남 회사채시장이 정부의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에도 침체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31일 VN다이렉트증권(VNDirect)에 따르면, 올해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는 약 273조동(115억2140만달러)으로 이중 대부분이 3, 4분기에 집중돼있다.

응웬 바 크엉(Nguyen Ba Khuong) VN다이렉트 애널리스트는 “지난 2년간 회사채 발행기업, 특히 부동산 개발기업들이 채권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투자심리 악화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며 “올들어 정부의 회사채 발행 규정 완화로 42조동(17억7250만달러) 규모 신규 회사채가 발행돼 시장에 숨통이 트인 것은 사실이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없어 기업들은 연내 채권상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회사채시장이 크게 위축되자 지난 3월 회사채 발행기업에 만기를 최대 2년간 연장하고 현금 이외 자산으로 원리금을 상환하게 하는 등 일부 규정을 완화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 전문가들은 ‘채권자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회사채 발행기업은 기존 발행계획에 따른 의무를 이행해야한다’는 단서조항이 붙은 탓에 규정완화가 시장회복에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시장 투명성을 개선하고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단기적인 솔루션보다 회사채 발행과 관련한 관리감독, 정보공개, 불법발행 엄중처벌 등의 포괄적인 접근법을 도입하고 신용위험 등 채권투자 본질에 있어 투자자들의 인식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재정부는 지난 19일 사모회사채(PPB) 거래 전문시스템을 구축해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호 득 폭(Ho Duc Phoc) 재정부 장관은 사모 회사채 거래 전문시스템 출범식에서 “회사채 거래 전문시스템은 기업으로 하여금 중장기 자본조달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유동성 개선과 동시에 은행대출 의존도를 줄이는 등 시장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금융전문가인 딘 테 히엔(Dinh The Hien) 교수는 “만기도래 사모채 발행기업들 또한 회사채 거래시스템을 활용할 수있어 채권 상환이 시급한 기업들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트남 회사채시장은 2020~2021년 자금수요 증가에 따라 부동산개발업체 및 은행부문의 자금조달 창구로서 큰 폭의 성장세를 거듭하다 지난해 불거진 회사채 불법발행 사건과 이에 따른 규제 강화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회사채시장 경색으로 인해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자 지난 5월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는 대출금리 인하와 자본접근성 확대 등을 통한 유동성 개선으로 경제회복 지원에 나설 것을 중앙은행(SBV)에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