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선종, “늘 행복하세요”…국민 행복 기원하며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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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선종, “늘 행복하세요”…국민 행복 기원하며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
  • 오태근 기자
  • 승인 2021.04.2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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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노환으로 선종, 향년 90세…명동성당에 빈소, 장례미사 31일
- 사목표어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각막, 통장잔액 등 가진 것 모두 기증
- 각계각층 애도•추모 물결, 일반인 28~30일 조문 가능…서울대교구, 추모사이트 개설
27일 선종한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 정 추기경은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마지막 말씀으로 우리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하늘나라로 돌아갔다.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인사이드비나=오태근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국민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우리 곁을 떠나 그가 평생 따르고 섬겼던 하느님 품으로 돌아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8일 보도자료와 교구 대변인인 허영엽 마티아 신부의 브리핑을 통해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오후 10시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善終)했다고 밝혔다. 향년 90세. 빈소는 명동대성당에 마련됐다. 

서울대교구는 “정진석 추기경은 마지막 순간까지 찾아온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들, 사제들에게 미안하다고 하시며 겸손과 배려와 인내를 보여주셨다”며 “의료진, 사제들, 수녀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다”고 밝혔다. 

허영엽 마티아 신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추기경의 마지막 말씀에 대한 질문에 "추기경님께서 오래전부터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고 말했으며 의식이 있을때 말씀하신 것도 대부분 행복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월21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하루뒤인 22일 새벽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에게 병자성사(病者聖事)를 받았으며 이후 치료과정에서 말을 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기도 했으나 최근 상태가 다시 악화돼 선종했다.

주치의인 김영균 교수(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는 “고통이 극심했을텐데 추기경님께서 잘 견뎌 주셨고, 의료진에게 ’폐를 끼쳐 송구하다‘고 자주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은 1931년 12월7일 태어나 서울대 공대 재학중 사제의 길을 선택해 1961년 사제품을 받고 1970년 6월25일 청주교구장에 임명되면서 만39세로 주교가 됐고, 같은해 10월3일 청주교구장에 착좌했다. 이어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를 지냈다.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은 2006년 3월 베네딕토16세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됐으며 2012년 은퇴이후에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신학대학) 주교관에 머물며 저술활동에 매진하며 매년 한 권씩 책을 냈다. 정 추기경의 저서는 총 51권, 역서는 14권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홈페이지에 정진석 추기경의 생전 사목활동, 사진과 영상, 문장과 약력, 저서, 추모게시판 등을 담은 '정진석 추기경 선종'사이트를 개설해 온라인 추모를 할 수 있게 했다. 

허영엽 신부는 "추기경님은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면서 2018년 9월27일 연명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서명했다"고 밝혔다. 

정 추기경은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이라는 자신의 사목표어대로 각막과 통장의 잔액 등 가진 것을 모두 기증하고 떠났다. 
 
생전에 가정과 생명운동을 이끌었던 고인은 2006년 자신이 서약한 뇌사시 장기기증과 사후 각막 기증이 이뤄지도록 의료진에게 부탁했다. 고령으로 인해서 장기기증에 효과가 없으면 안구라도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해줄 것을 연명계획서에 직접 글을 써서 청원한 바 있다.

고인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고 선종후 서울성모병원 안과 양석우 교수의 집도로 각막기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허 신부는 "추기경님의 모든 수입을 비서수녀님이 관리했는데 지난 3월 통장 잔액을 추기경 본인이 직접 기부처를 정해 기부해 모두 소진했"고 밝혔다. 정 추기경의 기부는 ▲꽃동네 2000만원 ▲명동밥집 1000만원 ▲서울 대교구 성소국(동성고 예비신학생반) 2000만원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아동신앙교육 1000만원, ▲정진석 추기경 선교장학회(가칭, 5000만원) 등이라고 허 신부는 전했다.

허 신부는 "어디에 얼마를 기부했는지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통장 잔액이 800만원 정도 남아았는데 허영엽 신부는 "지난 3월에 선종하시는 줄 알고 다 소진시켰고 또 본인도 그렇게 준비하셨는데 두달 정도 미뤄지면서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통장잔액 소진이후 교구에서 나오는 은퇴신부님들에게 드리는 금액과 6.25 참전용사로 보훈처에서 받은 돈이라는 설명이다.

허 신부는 "당신의 장례비를 남기겠다고 하셔서 평생 일한 교구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그것은 교구에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장례는 교구방침에 따라 5일장으로 치러진다. 28일부터 30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명동대성당에서 신자와 일반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조문할 수 있다. 화환과 조의금은 받지않는다

입관예절은 오는 30일 오후 5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주관으로 이뤄진다. 장례미사는 31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염 추기경의 집전으로 봉헌될 예정이다.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천주교 신자는 물론 각계각층의 애도와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SNS에 “참으로 온화하고 인자한 어른이셨다”며 “서른아홉 젊은 나이에 주교로 서품되신후 한평생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평화를 주신 추기경님의 선종이 너무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이라는 사목표어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실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나눔과 상생의 큰 가르침을 남겨주셨다”며 “추기경님의 정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영원한 평화의 안식을 누리소서”라고 영면을 기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홈페이지에 정 추기경의 사목활동과 저서, 사진, 추모게시판 등으로 이뤄진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 선종’ 사이트(https://aos.catholic.or.kr/cardinal-jjs)를 개설해 추모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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