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민들 “우린 언제?, 국민 버렸나”…정부 무관심과 외교적 대응력에 지쳐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장연환 기자] 베트남에서 코로나19 4차대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자국 교민에 대한 백신접종을 하기로 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교민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언제하냐’며 정부의 관심부족을 지적하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니콜라스 와르네리(Nicolas Warnery) 주베트남 프랑스대사는 지난 14일 “18세이상 모든 프랑스인과 배우자 및 관계자들에 코로나19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와르네리 대사에 따르면 프랑스인 뿐만 아니라 대사관과 영사관 또는 회사 등 프랑스 네트워크에 포함된 모든 직원과 배우자 및 자녀가 백신을 접종받게 된다. 프랑스는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모더나 백신을 직접 지원한다.
접종은 하노이와 호치민시에서, 대상자는 수주 간격으로 2차까지 모두 접종받게 된다. 1차접종은 이달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현재 베트남은 호치민시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하루 2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지며 전국이 거의 마비상태에 놓여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그러나 백신 공급은 부족해 접종이 지지부진하다. 말 그대로 백신 보릿고개다. 14일까지 1차접종자는 400만명을 갓 넘겨 접종률은 4.2%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가 자국민에게 직접 백신 접종을 발표하자 한국교민들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은 자국민 우선접종을 위해 시노팜 백신 50만도스를 이미 공급했고, 접종을 거의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본이나 미국, 호주, 영국 등 다른 선진국들도 백신 수백만~수천만도스 지원을 밝히는 등 백신외교를 통해 백신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베트남 정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한국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교민들 사이에선 “우리 정부는 뭐 하느냐”, “국민을 버렸나”, “외교능력이 이것 밖에 안되나”라는 등 정부의 외교적 대응력에 대한 비판과 함께 무관심에 지쳐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있다.
현재 경제적, 심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있는 많은 한국 교민들은 우리 정부가 백신을 직접, 그리고 신속히 지원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교민들은 사실상 올해안에 접종을 받을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 한국인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자 교민들도 갈수록 불안해 하는 분위기다.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봉쇄조치로 7주째 격리상태에 놓여있는 많은 한국 교민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