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비나=하노이, 떤 풍(Tan phung) 기자] 베트남 마지막 왕조 응웬왕조(Nguyen) 시대의 익선관(翼善冠) 유물이 스페인 경매에서 60만유로(69만3240달러)에 최종 낙찰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8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발클리스경매(Balclis auction)에서 응웬왕조 시대인 19세기말~20세기초 유물인 이 익선관은 최종 60만유로에 낙찰됐다.
이 익선관은 경매가 열릴 당시인 지난달 20일 시작가 500유로로 처음 소개됐다. 이후 이날 경매에서 10여명의 입찰자들이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60만유로에 낙찰됐다. 온라인에서 최고가를 써낸 낙찰자는 익명의 수집가로 알려졌다.
이 익선관에 대해 쩐 딘 선(Tran Dinh Son) 고유물 연구원은 “이 유물은 후에시(Hue)와 하노이, 호치민시 등지의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과 상태가 비슷할 정도로 보존 상태가 우수하다”며 “베트남에서는 이 정도 상태의 익선관은 1만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낙찰가는 상당히 이례적인 수준으로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익선관의 주인이 누군인지 확인되면 문화적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응웬왕조시대 모자를 복원하는 전문가인 부 낌 록(Vu Kim Loc)은 “현재 베트남에서도 이 정도 수준으로 보존중인 익선관은 5~7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희소성을 감안하면 60만유로의 낙찰가는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품된 응웬왕조시대 왕실 의복은 경매시작가 800유로에서 최종 3만5000유로에 낙찰됐다.
선 연구원은 “해외에 체류하는 베트남 부유층들이 입소문을 퍼뜨려준 덕분에 최근 5년동안 베트남 유물들은 국제경매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낙찰가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즈엉 쭝 꾸옥(Duong Trung Quoc) 교수는 “최근 베트남 유물이 해외에 많이 등장하는 것은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자 수많은 국가적 유물들이 해외로 밀반출됐다는 증거”라며 “이런 유물은 금전적 가치뿐만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해외 박물관 등에 보관중인 유물을 조사해 이를 환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