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인상 여부 관심…코로나19 상황이 변수
[인사이드비나=조길환 기자] 코로나19의 경제충격 완화를 위한 제로금리가 1년8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어 현행 0.75%인 기준금리를 1%로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월 0.25% 올린데 이어 3개월만에 두번째 인상이다.
이로써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0%P 인하하면서 시작된 제로금리 시대가 끝났다.
한은의 금리인상은 세계경제와 국내경제의 양호한 회복 흐름 속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가계부채 및 부동산가격 급등 등으로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3.2% 올라 9년9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도 전년동기보다 8.9% 올라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세,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등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8월 금리인상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것도 이번 인상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3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36조7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이 주춤해지며 증가폭은 전분기(43조5000억원)보다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보다 20조8000억이 늘어 상승폭이 더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초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결정한 가운데 내년부터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적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진 것도 이번 금리인상의 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은의 이번 금리인상은 예견됐던 것이기도 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금리인상 결정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불균형 완화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이라고 말했으며, 지난달 12일 금통위 직후에도 “경기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회의에서 추가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이번 금리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으며 이제 시장의 관심은 향후 추가 인상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내년 1~2월에 한차례 더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에도 불구하고 미국•유럽과 우리나라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상황악화 가능성이 있는데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주식투자에 나선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빚투족(빚을 내서 투자)‘과 자영업자들의 이자부담 증가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폭만큼 오를 경우 0.50%P 인상시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이 5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한은은 추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