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전략은 무위(無爲)의 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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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전략은 무위(無爲)의 행(行)?
  • 장연환
  • 승인 2018.09.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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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삼성이 의도적으로 화웨이(Huawei), 샤오미(Xiaomi), 오포(Oppo)의 시장점유율을 늘리게 하는지 아니면 그냥 수수방관하고 있는지 그 본질을 들여다보자.

삼성은 아직도 여전히 1위 자리에 있지만, 새로운 경쟁자를 막을 수 있는 모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이 패러독스 뒤에는 매우 현명한 전략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여전히 1위

지난 10년 동안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명확한 흐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것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부상일 것이다. 삼성과 애플을 제외하면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던 화웨이(Huawei), 샤오미(Xiaomi), 오포(OPPO), 비보(Vivo)와 같은 브랜드가 전세계 상위 10대 브랜드에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3대 브랜드 중 10개가 중국 제조사들이다.

중국 브랜드들의 약진으로 과거 선구적인 안드로이드(Android) 브랜드들은 천천히 잊혀지고 있다. HTC는 증발하다시피 사라져 버렸고, 소니는 모바일 시장에 더 이상 관심이 없는 듯하다. LG는 미약하게 숨을 연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모토로라는 중국의 컴퓨터 제조사 레노버에게 인수된 후 중국인에게조차 버림받고 있다.

과거 선구적인 안드로이드 브랜드들 중 이 같은 파멸을 피해간 유일한 예외가 삼성전자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매 회계연도마다 삼성전자와 그 다음 안드로이드 제조사 사이의 스마트폰 판매량 격차는 수천만대에 달하고 매출액으로는 비교 불가 수준이다.

IDC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가 7,190만대, 화웨이가 5,420만대, 애플이 4,13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화웨이나 애플이 아직 삼성을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뜻밖의 무관심

그러나 이것이 삼성전자가 여전히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난 10년 동안 삼성전자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던 역할이 IT와 모바일에서 점차 반도체로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 모바일 부문에서의 막대한 이익에 이상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올해 2분기 재무제표에서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의 분기 순이익은 감소한 반면, 삼성전자 전체로는 여전히 ​​애플보다 높은 132억 USD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삼성의 의도는 명백한 것 같다. 삼성은 2009년에서 2012년까지와 같이 더 이상 스마트폰을 위해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경쟁사들을 누르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의 갤럭시 노트9에 많은 새로운 기능(블루투스 연결 기능이 있는 S-Pen, 인공지능 카메라)을 가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이 스마트폰의 디자인을 거의 변경하지 않았다. 갤럭시 S9와 S9+도 외관을 바꾸지 않았다.

샤오미가 부상하는 동안 삼성은 경쟁에서 벗어나 있었다. 저가 스마트폰 부문의 상황도 비슷하다. 오포, 비보, 샤오미, 화웨이가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천문학적 손실을 감수해야만 하는 동안, 삼성은 시장점유율 회복을 바라지 않는 것 같다.

삼성은 중국 제조업체들의 ‘덤핑 가격' 전략을 결코 따라하지 않았다. 대신 삼성은 카메라, AMOLED 디스플레이와 같은 전통적인 강점을 사용하여 소비자들의 중·저가폰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속마음은 따로

모든 사람들에게 안드로이드를 선보인 선구적인 회사였던 삼성이 왜 갑자기 중·저가폰으로 눈을 돌렸을까? 되돌아 보면 2014년 이래로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5억 대를 돌파했다(2013년에는 9억 9,900만 대). 또한 이 기간 오포, 비보, 샤오미, 화웨이 등의 중국 제조업체들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작정 판매량을 늘리는 것만이 반드시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 증거로 상위 5개의 모든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이익을 공개하지 않았다.

샤오미는 심지어 2016년과 같은 심각한 판매 부진은 피했지만, 올해 1/4 분기에만 10억 USD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주식에 대한 재평가가 없다면 여전히 수십억 USD의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화웨이는 재무제표에서 매출만 언급하고 있으며, 오포와 비보의 제조사인 BKK Electronics는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BKK Electronics가 발표한 유일한 내용은 비교적 성공적인 인도 시장에서 발생한 오포의 손실이다.

공격적인 영업 전략으로 무수한 경쟁자를 사방에 끌어 들이는 바람에, 중국산 브랜드가 이익에 대해서 침묵한다는 사실은 일견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700 USD 이상 가격인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이 300 USD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반면, 300 USD 이하의 저가 스마트폰은 결코 300 USD의 이익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중·저가와 고가의 스마트폰 부품비 격차는 별로 크지 않고 창고 저장비와 운송비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런 중요한 차이점 때문에 삼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국산 브랜드에게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거의 맡겨버리다시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카메라, 스크린, 반도체 센서 3개 분야 시장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에 삼성은 인텔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가 되었다. 퀄컴도 삼성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그 결과 지난 2년 동안 삼성은 끊임없이 성장하는 스마트폰 도전자들 때문에 스마트폰 부문에서가 아닌 다른 부문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라는 브랜드에서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에 자신의 운명과 이익을 긴밀하게 연결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중국의 경쟁사 모두의 발전은 모니터, 반도체 및 센서 분야에서의 막대한 매출 덕분에 삼성을 재정적으로 더 건전하게 만들뿐이다.

저가폰 시장에서 화웨이, 샤오미, 오포와의 가격 경쟁은 오히려, 삼성 스스로 경쟁사들뿐만 아니라 많은 잠재적 고객을 잃어버리게 되는 ‘제 다리를 쏘는’ 행위일 뿐이다.

아직도 못 믿겠다고요? 더 재미있는 정보를 더하자면, 삼성전자는 샤오미와 오포에게 폴더블 스크린 기술을 제공할 준비가 되었음을 발표했다. 경쟁사들이 이 뉴스에 흥분하는 동안 실제로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자는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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