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장량 세계 2위…중국외 채굴·가공·생산 가능 유일국
[인사이드비나=하노이, 떤 풍(Tan phung) 기자] 애플 공급업체를 비롯한 한국과 중국의 희토류자석 기업들이 잇따라 베트남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중간 갈등의 리스크를 줄이고 중국에 치우친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성림첨단산업(대표 공군승, SGI)과 중국 바오터우INST마그네틱(Baotou INST Magnetic)이 베트남 공장 건설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성림첨단산업이 8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베트남공장은 2025년까지 연간 네오디뮴 영구자석(NdFeB) 5000만톤 생산을 목표로 오는 2024년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200만대분 물량이다.
성림의 베트남공장 건설 계획은 최근 미중 무역마찰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생산기지 이전을 추진중인 자동차, 전자 기업들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자석과 자석 제조에 쓰이는 희토류 원소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채굴과 가공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으로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석은 전기차와 풍력터빈, 무기, 스마트폰 제조의 핵심 원자재로 그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나 그동안 중국의 희토류 패권에 도전은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베트남의 희토류 매장량, 생산 등 잠재력에 비춰볼 때 중국에 대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베트남은 희토류 매장량이 2200만톤으로 세계 2위에 이르나 채굴은 제한적으로 이뤄져왔고 관련 가공산업도 이제 첫발을 내디딘 단계로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에 인용된 아다마스인텔리전스(Adamas Intelligence)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자석가운데 중국이 생산한 자석이 전체 92%를 차지한 반면, 베트남의 비중은 1%에 그쳤다. 또 일부 중국공장들의 생산용량은 성림첨단산업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의 희토류 독주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상승세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와관련, 베트남과 관계증진을 논의중인 미국은 베트남 희토류 잠재력에 대한 관심 증대를 시사한 바 있으며 한국은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당시 보 반 트엉(Vo Van Thuong)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부문에 대한 협력강화를 합의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한 컨설턴트는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한 국가내에서 희토류자석 공급망을 모두 갖출 수 있는 국가는 중국외엔 베트남이 유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베트남의 희토류 생산량은 2021년 400톤에서 지난해 4300톤으로 급증해 세계 5위 생산국에 올랐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2030년까지 희토류 원석 채굴량을 연간 200만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승인하고 관련 개발계획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