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대목소리도 만만치않아…“핀테크 기업 발전 저해할 수도…외국인 자금 필요'
- 핀테크시장 규모, 2017년 44억달러→내년 78억달러 추산
[인사이드비나=하노이, 이희상 기자]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대형 핀테크기업의 외국인 지분 제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핀테크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핀테크기업의 외국인 지분이 커지면서 시장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SBV에 따르면 상위 5개 핀테크기업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외국인 지분이 30~90%에 달한다.
응이엠 탄 선(Nghiem Thanh Son) SBV 결제국장은 지난 20일 열린 포럼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면 시장조작 우려가 생길 수 있으므로 중앙은행은 핀테크기업에 대해 30~49%로 외국인 지분상한제를 제안한다”며 "이 상한선은 베트남 기업을 통한 지분의 간접소유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지분 제한이 핀테크기업의 발전을 제한할 수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풍 안 뚜언(Phung Anh Tuan) 베트남금융투자자협회(VAFI) 회장은 핀테크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며, 외국인 투자자가 없다면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뚜언 회장은 “이 제안은 정부가 이미 100% 외투은행 영업을 허용하고 있고, 시중은행들은 외국인 지분 소유한도를 높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업계에 대한 현재의 정책과도 모순된다”고 말했다.
◆ 은행 외국인지분 100% 허용하면서 핀테크 제한은 모순
현재 시중은행의 외국인지분 소유한도는 30%이지만 예외가 허용된다. 중앙은행이 ‘부실은행’으로 판단한 은행의 경우, 외국인 지분 소유한도는 경우에 따라 총리의 승인 대상이 될 수 있다.
바룬 미탈(Varun Mittal) 싱가포르핀테크협회 공동설립자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큰 야망을 갖고 있고 더 빠른 성장을 위해서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며 "베트남 핀테크기업들이 주변국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좀 더 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베트남 미국상공회의소(Amcham)도 지난 6월 비슷한 이유로 베트남 핀테크기업에 대한 외국인 소유상한제에 반대 입장을 밝혔었다.
베트남은 정부의 '현금없는 거래' 장려정책에 따라 최근 몇년간 핀테크 기업들이 활발하게 확장해왔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1분기말 현재 27개의 전자지갑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솔리디엔스(Solidiance)에 따르면 베트남 핀테크시장 규모는 2017년 44억달러로 평가됐으며, 내년에는 7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스타트업양성 프로그램 TFI(Topica Founder Institute)에 따르면 베트남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8건, 1억1,7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아 스타트업 부문 중 가장 큰 투자액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