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Fed 강도높은 금리인상 기조…금리역전 가능성 선제대응
[인사이드비나=오태근 기자] 기준금리가 한달여만에 또 다시 0.25%p 인상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는 1.50%에서 1.75%로 0.25%p 올리기로 했다. 지난달 14일 회의에 이은 2회 연속 인상으로, 이같은 두달 연속 인상은 지난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4년9개월만이다.
코로나19 경제충격 완화를 위해 지난 2020년 두차례 인하(3월16일 0.5%p, 5월28일 0.25%p )를 통해 1.25%에서 0.5%로 낮아졌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0.25%p 올린 것을 시작으로 11월, 올 1월, 4월에 이어 이번까지 5차례에 걸쳐 인상되며 1.75%에 달해 코로나19 이전보다 0.5%p 높아졌다.
한은의 이같은 연속적인 금리인상 발걸음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도높은 금리인상 기조에서 비롯될 수 있는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에 대한 선제적 대응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4.8%나 치솟았다. 3월의 4.1%보다 상승폭이 더 커진 것으로 지난 2008년 10월(4.8%)이후 13년6개월만에 최고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5월 3.3%로, 지난 2012년 10월(3.3%) 이후 9년7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올라, 전년동월보다 9.2% 상승했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0.50p에서 다시 0.75%%p가 됐다. 미국금리는 이달초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p 올린 ‘빅스텝’으로 1.00%로 높아져 한미간 금리차가 0.5%로 좁혀졌었다.
미국과의 금리차이가 크지않으면 국내시장에 들어와있는 해외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높고 이로인한 급격한 원화약세(환율급등)와 금융시장 불안,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은의 이번 금리인상은 위험수위에 달한 인플레 압력 완화와 함께 이같은 한미간의 금리차이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연말까지 2~3차례의 추가인상이 사실상 예고된 상황이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후 기자간담회에서 연말에 기준금리가 2.25∼2.50%에 달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대해 ‘합리적 기대’라고 말했다. 앞으로 2~3회에 걸쳐 0.5~0.75%p 더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